2021년 수소사업 첫 협업 물꼬
전기차시장 확대 속 비전 공유
"차후 전방위적 협업 이뤄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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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과 친환경이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던 2021년 양사는 '수소 생태계 구축'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본업인 철강 부문에서 협력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았으나, 이번에는 달랐다. 철강은 물론, 이차전지 소재까지 사실상 양사가 중장기 비전으로 내세운 사업 전반에서 협력을 공식화하는 순간을 만들어 냈다.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과 현대차그룹은 2021년 수소 사업에서 손잡으며 공식적인 첫 협업에 나섰다.
양 그룹은 50년간 친구라 하기엔 먼 사이였다. 1970년대 포스코가 포항제철소에서 처음으로 쇳물을 뽑아내던 시기, 현대차그룹의 전신인 현대그룹은 조선, 자동차, 건설 등 철강재를 사용하는 중대형 사업 전반에 진출했다. 이에 현대그룹은 포스코에 직접적으로 철강재를 구매했고, 포스코로선 현대그룹이 최대 고객사로 자리매김했다.
육안상으론 협력 관계였지만, 그 속은 복잡했다. 철강업계 '맏형'인 포스코가 매번 국가 지원 사업을 가져가면서 현대제철은 밀려날 수밖에 없었고, 철강재 수급이 불안정한 시기 때마다 현대차로선 자동차 강판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까 걱정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에 이르러 양 그룹의 사업 분야가 또 다른 곳에서 겹치게 되면서 그간의 불편한 관계보단 상생의 협력 관계를 모색하게 됐다. 일찌감치 포스코가 수소 생산에서부터 수소환원제철 등 밸류체인 사업에 나섰고, 현대차그룹 역시 수소차 비전을 내세우면서 양사 협력이 공식화됐다. 2021년 당시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포항제철소를 최초로 방문하는 의미 있는 순간도 탄생했다.
수소 사업이라는 한정된 부분에서 협력을 이어가던 찰나, 포스코그룹이 최근 2~3년새 이차전지 사업에 본격 뛰어들면서 포텐이 터졌다.
철강, 이차전지 소재 등 양사가 지닌 장기 비전을 공유한 것이다. 특히 철강부문에서 미국 관세 장벽이라는 국제적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마침내 손을 잡게 됐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회사의 쌍두마차가 철강+이차전지인데, 이 두 부분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양사가 구체화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부 명예교수는 "양사가 철강을 넘어 이차전지 소재에서까지 협력을 나서기로 하면서 사업 전반에서 공급망을 만들려는 큰 그림을 가지는 듯하다"며 "특히 현대차 입장에서 제철소에 10조원라는 거대 자금이 묶인다는 건 쉽지 않은 만큼 포스코와 손잡아 자본을 확충하는 것 같다. 포스코그룹에서도 당장 미국 진출을 고민하는 상황에서 지분 투자와 직접 투자 등 어떤 것이 이득일지 다양한 안을 고민하다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진 양사의 투자 방식 등 일부에 대해서만 거론되지만, 앞으로 기술 협력 등 전방위적인 협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