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1분기 매출 3조9000억 전망"
알래스카 초대형 가스전 개발도 주목
새로운 LNG선 수주·경쟁력 증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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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컨테이너선,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등 미국에 절실한 포트폴리오를 대부분 갖춘 HD현대중공업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고립 전략으로 세계 1위 자리를 더욱 확실하게 굳힐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지난 17일(현지시간) 결정한 중국 해운사,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 등에 대한 미국 입항 수수료는 180일 뒤인 오는 10월 14일부터 단계적으로 부과된다.
중국산 선박의 미국 입항세 부과는 장기적으로 중국 선박 기업의 성장을 차단하는 조치로 우리 조선 기업에 호재다. 중국은 그간 공격적인 저가 수주로 컨테이너선 시장을 잠식해 왔고, 우리 주력 선종인 LNG 운반선 시장에서도 거센 추격을 이어왔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컨테이너선 수주 점유율(표준선 환산톤수 기준)은 2021년 59.5%에서 지난해 87.8%로 확대된 반면, 한국의 점유율은 2021년 31.6%에서 지난해 12.1%로 줄었다.
LNG선 수주 점유율 역시 중국은 지난 2021년 7.4%에서 지난해 42.8%로 급증한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92.6%에서 작년 57.2%로 35% 이상 축소됐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제재안에 따른 HD현대중공업의 수혜는 미국의 입항세 발표 전 이미 시작됐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월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3조7160억원 규모)을 수주했다. 발주 선사는 세계 3대 선사인 CMA CGM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증권업계가 당장 올해 1분기 HD현대중공업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한 것 역시 이와 맞닿아 있다. 교보증권은 HD현대중공업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0.8% 오른 3조9069억원, 영업이익은 7.6% 뛴 296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HD현대중공업은 전 분기 대비 조업일수는 약 4.6% 감소했지만, 고선가, 고수익성 선박 매출인식 반영, 건조물량의 평균환율 상승효과로 원화 환산 매출액 상승, 지난해 4분기 엔진 이월 물량 매출인식, 원가 하향 안정화 등에 힘입어 시장예상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알래스카 북부의 초대형 가스전을 개발해 액화 후 해외에 수출하는 내용의 프로젝트가 현실화하면 LNG 운반선 수요가 크게 늘 거란 기대도 나온다.
아울러 미국이 우리 조선의 큰 벽인 중국에 대한 다양한 고립 작전을 펼치는 만큼 이번 호재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국내 조선사의 점유율 위축이 지속되고 LNG선의 수요마저 둔화할 경우 장기적으로 현 수준의 사업 기반을 유지하는 데 부정적일 것"이라며 "새로운 LNG선 수주 모멘텀 또는 컨테이너선 시장 내 경쟁력 증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