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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사칭 ‘노쇼’ 기승… 사장님들이 입 모아 강조한 ‘이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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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항 기자

승인 : 2025. 04. 21. 13:26

SNS에 유사 피해 사례 잇따라
음식 대량 주문 후 추가송금 유도
"반드시 선결제·선입금 요구하고
해당 군부대 연락해 담당자 확인"
전남 목포의 한 요식업자가 '노쇼' 피해를 호소하며 올린 사진./스레드 캡쳐
최근 영세 음식점을 대상으로 군부대를 사칭한 '노쇼' 사기범죄 피해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도 비슷한 사연과 대처 노하우 등이 공유되고 있다.

특히 최근 광주광역시의 한 음식점에서 일어난 '김 대위' 사칭 사건이 발단이 됐다. '김 대위'라고 자신을 소개한 가해자가 군부대 명의로 초밥 90인분을 예약하면서 다른 유통업체로 수십만원에 달하는 배송료를 요구하고 송금 후에는 연락을 끊었다는 사연으로, 알고보니 해당 전화번호는 대포폰이었고 유통업체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내용이다.

이와 비슷한 사기 수법은 광주광역시 뿐만 아니라 목포, 창원, 수원, 증평 등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군부대 사칭 노쇼와 관련한 누리꾼들의 경험담이 속출했다.

지난 18일 스레드에는 목포에서 요식업을 운영중인 한 이용자가 "국방부에서 주문 받았는데 노쇼 당했다"며 대량주문 받은 김밥과 샌드위치 포장 사진을 올렸다. 글쓴이는 "취소하겠다는 문자만 남기고, 전화연결이 안 된다"며 "뉴스 볼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빠서 이런 수법이 도는 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해당 게시물에는 1천800여 개의 댓글로 전국 각지에서 비슷한 피해를 본 이들의 사연과 대처 방법 등이 공유돼 눈길을 끈다.

한 누리꾼은 댓글로 "기관이나 군부대는 당일 군 카드로 결제하는 일이 많은 것을 악용한 것"이라며 "선입금, 선결제를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해당 군부대에 번호를 조회해보고, 직접 전화해 담당자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하는가 하면 전자거래 명세서, 사업자등록증을 꼭 요구하라는 내용도 덧붙였다.

군부대를 사칭한 '노쇼' 사기일당이 공유한 것으로 알려진 가짜 공문서./스레드 캡쳐
이 중에는 국방부의 결제 확약서, 구매목록 등 위조 공문서, 공무원증, 명함, 메신저 캡쳐본 등이 알려지기도 했다. 소개된 공문서에는 직인, 담당자 이름, 부대 이름, 요청사항등이 구체적으로 적혀있어 일반인이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이 외에도 "군이나 관공서는 전용 시스템으로 공문 요청을 하지, 민간에 SNS로 발송하는 일은 드물다"는 조언도 있었다.

창원에서 김밥집을 운영한다고 밝힌 다른 누리꾼은 "160인분 주문이 들어왔는데, 추가 송금요청에 미심쩍어서 본사에서 받은 공지를 확인해보니 알려진 전화번호와 사기 수법이 똑같아 거래를 취소했다"며 다른 자영업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군부대, 국방부 등을 사칭한 노쇼 사례가 잇따라 소개됐다.

충북 증평서 꽃집을 운영 중이라는 글쓴이는 "대량 주문하면서, 계약금을 청하니 당일결제를 유도하더라. 그 부대의 훈련 날짜와 시간 등을 재차 물어보니 거래를 안 한다고 했다"고 사연을 알렸다.

그러면서 "결제가 지금 막혔으니 계좌이체해 달라며 다른 사이트를 소개했다"고 전한 이 글쓴이는, 걸려 온 전화번호와 카카오톡 계정이 일치하지 않은 점을 수상하게 여겨 거래를 중단해 피해를 막았다고 전했다.

자영업자들이 온라인에 공유한 '노쇼' 사기수법. 가짜 공무원증, 업체 명함 등을 내밀며 추가 결제를 유도한다./스레드, 네이버 카페 캡쳐
전국 관공서, 군부대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충주시를 비롯한 지자체와 관공서, 자영업자 단체 등에서는 공지 문자로 노쇼 피해를 조심할 것을 알리고 있다.

육군 5사단은 '노쇼' 피해 예방 포스터를 제작해 홍보하고 나섰다. 5사단은 사기 수법을 소개하며 "군은 다른 업체에 대한 대금을 대신 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없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군은 연천군청을 통해 해당 포스터를 지역 상인회 등에 전달해 홍보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군인 사칭 사기범죄 예방 포스터./육군5사단
이런 고의적 '노쇼' 행위는 실제로 소상공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외식업주 150명 중 78.3%가 '노쇼'를 경험했으며, 대부분은 내수 침체 상황과 고객 이탈 등을 우려해 예약금이나 보증금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지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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