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은 승점 1 추가하며 5경기 무패… 상위권 판도, 여전히 치열한 접전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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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했다. 우산과 우비를 챙긴 관중들은 경기 내내 집중하며 양 팀의 플레이에 환호와 박수를 보냈고, 그 열기는 궂은 날씨를 잊게 할 정도였다. 성남의 무패 행진과 부천의 상승세가 맞물린 만큼, 경기장 분위기 역시 팽팽한 긴장감 속에 뜨거웠다.
하지만 결과 이상의 긴장감과 전략이 오간 경기였다. 이날의 탄천은 단순한 무승부가 아닌, 양 팀의 전술적 깊이와 조직력이 충돌한 '정밀한 균형'의 장이었다.
경기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건 두 사령탑의 '전술적 맞대결'이었다. 성남의 전경준 감독과 부천의 이영민 감독은 오랜 친구 사이다. 이영민 감독은 "전 감독과의 지략 싸움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라 말했고, 전경준 감독은 "무패란 단어에 흔들리지 않고 우리가 잘하는 걸 하겠다"며 평정심을 강조했다.
이날 경기는 실제로 양 팀 모두 치밀한 준비를 한 흔적이 역력했다. 성남은 평소보다 좌우 풀백의 오버래핑을 최소화하고 수비 라인을 안정적으로 가져갔다. 부천의 빠른 전환과 측면 공세를 미리 봉쇄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전경준 감독은 "부천은 전방에 무게 중심이 있는 팀이기에 수적 우세로 대응할 수 있도록 풀백의 위치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부천도 이에 질세라 날카로운 대응으로 맞섰다. 3-4-3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측면 윙백을 적극 활용하고, 빠른 전방 압박으로 성남의 후방 빌드업을 흔들려 했다. 이영민 감독은 "최근 8일 동안 3경기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집중력에서는 밀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성남은 이날 경기를 지배했다고 보기 어렵지만, 보다 많은 득점 기회를 창출했다. 특히 후반에 두 번이나 골대를 맞히며 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 8분, 코너킥 상황에서 베니시오가 높이 뛰어올라 강력한 헤더를 날렸으나 공은 골대를 강타하고 튕겨 나왔다. 이어 후반 29분, 진성욱이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슛을 시도했지만, 또다시 골대가 가로막았다.
전경준 감독은 경기 후 "득점이 나오지 않았지만 과정은 좋았다고 본다"며, "결정적인 찬스를 살리지 못하면 결국 위기가 될 수 있다. 지금에 취하지 않고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남은 이날 연승은 끊겼지만, 개막 이후 8경기 무패(4승 4무)라는 기록은 이어갔다.
부천은 후반 15분, 몬타뇨·최원철·박창준을 한꺼번에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이영민 감독은 "성남의 조직력이 워낙 좋아서 교체 타이밍을 고민했다"며, "바사니와 갈레고에게 조금 더 기대하면서 교체 시기를 늦췄던 건 아쉽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부천 역시 후반에 몇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후반 9분 티아깅요가 헤더로 마무리했으나 성남 골키퍼 박지민의 선방에 막혔고, 후반 35분 전인규의 중거리 슛도 골키퍼 손에 걸렸다. 이영민 감독은 "득점이 나왔으면 더 좋은 경기가 되었겠지만, 양 팀 모두 실수 없이 집중력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부천은 이날 무승부로 최근 5경기에서 2승 3무, 무패 흐름을 이어갔다. 시즌 초반 흔들림을 딛고 점차 안정적인 전력을 보여주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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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감독은 "다음 라운드에서 인천과의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공략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홈 팬들과 함께 잘 준비해서 더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전경준 감독은 "지금 무패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 작년과 달라졌다는 걸 보여준다. 하지만 그 흐름이 계속되려면 더 강한 집중력과 마무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