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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 곁에서 71년’ 프랑스 출신 두봉 주교 장례미사 봉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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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5. 04. 14. 14:57

교황 애도 메시지…선종 1년 전 음성 공개
"한국에서 사랑했고 행복했다"
성당 떠나는 두봉 주교
성당 떠나는 두봉 주교. 14일 경북 안동시 목성동주교좌성당에서 엄수된 두봉 레나도(프랑스명 르네 뒤퐁) 주교 장례미사가 끝난 뒤 두봉 주교가 성당을 떠나고 있다./연합
6·25 전쟁 직후부터 71년간 한국에서 사목한 프랑스 출신 두봉 레나도(프랑스명 르네 뒤퐁) 주교의 장례 미사가 14일 경북 안동시 소재 천주교 안동교구 주교좌 목성동성당에서 봉헌됐다.

장례미사를 주례한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는 두봉 주교가 이달 7일 갑자기 뇌경색을 일으켜 안동병원에서 긴급 시술을 받고 이후 의식을 회복해 10일 마지막 고해성사를 한 뒤 선종할 때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두봉 레나도 주교님께서 생전에 가장 많이 가장 자주 사용하신 말씀이라고 저는 생각한다. 마지막에 남기고 가신 말씀도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라는 말씀이었다"고 고인의 유언을 소개했다.

권 주교는 "마음으로도 몸으로도 가난하게 사시면서 가난한 이들과 조건 없이 베풀고 나누는 삶을 살며 함께 하셨다"고 두봉 주교의 삶을 회고했다.

그는 "때때로 많은 선교사가 종교적 세력 확장에만 급급하다고 비판받기도 했지만, 두봉 주교는 그렇지 않았다"며 "믿는 사람에게도, 믿지 않는 사람에게도 하느님 나라와 복음을 있는 그대로, 진리와 가치 자체를 있는 그대로 전하고자 하셨다"고 덧붙였다.

이날 장례 미사에는 교황도 애도 메시지를 보냈다.

주한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께서는 두봉 주교님의 선종 소식을 듣고 매우 슬퍼하셨으며 주교님과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 그리고 안동교구 전체에 진심 어린 애도와 위로를 전하신다"고 말했다.

성당에는 두봉 주교가 선종 1년 전인 작년 4월 10일 녹음한 음성이 답사 형식으로 울려 퍼졌다. 음성에서 두봉 주교는 "금년에 한국에 온 지가 70년이에요. 70년 동안 그래도 사랑하고 행복했다. 내가 참 복을 받았다"고 말했다.

장례미사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염수정 추기경,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등 한국천주교 주요 인사와 가톨릭 농민회 관계자 및 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등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치인들과 함께 안동 대원사 주지 도륜스님과 이 지역 유림 등 다른 종교인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1929년 프랑스 오를레앙의 가톨릭 신자 가정에서 3남 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난 두봉 주교는 1950년 파리외방전교회에 입회한 뒤 1953년 사제품을 받고 이듬해 12월 한국으로 파송됐다.

천주교 대전교구 대흥동성당 보좌신부, 대전교구청 상서국장, 파리외방전교회 한국지부장을 거쳐 1969년 초대 안동교구장으로 임명되고 주교품을 받았다.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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