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프로 18년만 “꿈 이뤘다”, 매킬로이의 눈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414010007851

글자크기

닫기

정재호 기자

승인 : 2025. 04. 14. 13:27

연장전서 저스틴 로즈에 승리
역대 6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
“꿈을 이뤘다” 울컥한 매킬로이
Masters Golf <YONHAP NO-5318> (AP)
로리 매킬로이가 13일(현지시간) PGA 투어 마스터스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로리 매킬로이(35·북아일랜드)의 간절했던 꿈이 이뤄졌다. 마지막 순간 집중력을 잃지 않은 매킬로이가 17번째 도전 만에 마스터스를 제패하고 타이거 우즈(미국) 이후 25년만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매킬로이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555야드)에서 끝난 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제89회 마스터스(총상금 210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3개, 더블보기 2개 등으로 1오버파 73타를 때렸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의 매킬로이는 이날만 6타를 줄이며 맹추격한 저스틴 로즈(44·잉글랜드)와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고 18번 홀(파4) 1차 연장전에서 버디를 낚아 파에 그친 로즈를 따돌리고 우승했다.

마스터스 17번째 도전 만에 마침내 그린재킷(마스터스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녹색상의)을 걸친 매킬로이는 시즌 3승 및 우승 상금 420만 달러(약 60억원)를 거머쥐었다. 숙원이던 마스터스 제패로 매킬로이는 2000년 우즈 이후 역대 6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룩했다. 우즈 및 진 사라젠, 벤 호건, 게리 플레이어, 잭 니클라우스 등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순간이다. 2007년 프로로 전향한 매킬로이의 꿈은 18년 만에 이뤄졌다. 주로 DP월드투어에서 활약하던 매킬로이는 2009년부터 PGA 투어를 병행했다. 유럽에서 19승, PGA에서는 이번 우승으로 29승을 쌓았다. 큰 경기에도 강했던 매킬로이는 2011년 US오픈, 2012년 PGA 챔피언십, 2014년에는 PGA 챔피언십과 디 오픈을 동시에 우승했다. 이번 마스터스가 11년 만의 메이저 우승이자 통산 5승째다.

이날 샷이 들쭉날쭉했던 매킬로이는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섰으나 13번 홀(파5) 세 번째 샷이 짧아 개울에 빠지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이 홀에서 7타를 치고 더블보기를 적어내 로즈에게 선두 자리를 빼앗겼다. 이후 15번 홀(파5) 버디로 로즈와 동타를 이루고 가다 17번 홀(파4)에서 또 버디를 잡으며 우승을 예감했다. 그러나 지키기만 해도 됐던 18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벙커로 보낸 탓에 보기가 나오며 연장전으로 끌려들어갔다. 분위기는 금세 침울해졌다. 그동안 매킬로이는 유독 마스터스에서 불운했기 때문이다. 2011년 3라운드까지 공동 2위에 4타 앞선 선두를 달리다가 최종 라운드 후반 난조에 빠지며 80타를 쳐 공동 15위로 떨어진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매킬로이는 마음을 다잡았다. 이어 다시 맞은 18번 홀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고 승리했다. 매킬로이는 314야드 장타를 페어웨이에 잘 안착시켰고 두 번째 샷을 홀 1m가량 붙이면서 승부를 갈랐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매킬로이는 머리를 감싸 안고 무릎을 꿇은 채 눈물을 보였다. 매킬로이는 우승 인터뷰에서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매년 그랜드슬램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심적으로 많이 힘든 상태에서 마스터스에 출전했는데 드디어 꿈을 이뤘다. 단연 골프 인생 최고의 날"이라고 말했다. 우즈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메시지를 통해 "오거스타에서 그랜드슬램을 완성하는 건 특별한 일"이라며 "매킬로이의 끈기는 인상적이었고 이제 역사의 한 부분이 됐다"고 축하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골프 금메달리스트 로즈는 2013년 US오픈 이후 메이저 대회 트로피 추가에 실패했지만 40대 중반의 나이에 저력을 발휘해 감동을 안겼다. 2003년 우즈 이후 23년만의 대회 2연패에 도전했던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4위(8언더파 280타), 한국 선수로는 임성재가 공동 5위(7언더파)로 선전했다. 전날 공동 10위에서 공동 5위로 도약한 임성재(26)는 2020년 마스터스에서 한국선수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거둔 바 있다. 안병훈(33)은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타를 줄여 공동 21위(2언더파 286타), 김주형(22)은 공동 52위(9오버파 297타)로 대회를 마쳤다.

Masters Golf <YONHAP NO-5335> (AP)
로리 매킬로이가 13일(현지시간) PGA 투어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그린재킷을 입고 손을 흔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GOLF-MASTERS/ <YONHAP NO-5062> (REUTERS)
로리 매킬로이가 13일(현지시간) PGA 투어 마스터스에서 우승이 확정된 순간 무릎을 꿇고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정재호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