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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6연패, 흔들리는 대구FC… 박창현 감독 전격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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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찬 선임 기자

승인 : 2025. 04. 14. 08:39

세징야 빠진 대구, 울산에 또 무릎… 박창현 감독, 끝내 구단과 상호 합의 이별
시즌 초 1위에서 11위로… 대구는 이제 새로운 리더십을 찾아야 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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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HD전 패배 직후, 불만을 드러낸 프래카드를 내건 대구FC 서포터즈. /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아시아투데이 전형찬 선임 기자 = 대구FC 박창현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6연패라는 깊은 수렁 속에서 결국 책임을 지는 길을 택했다. 시즌 초반 선두를 달리며 반짝했던 대구는 이제 리그 하위권에 머물고 있고, 그 첫 번째 희생자는 감독이었다.

대구FC는 13일 대구iM뱅크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5 8라운드에서 울산 HD에 0-1로 패했다. 이로써 대구는 6경기 연속 패배, 승점 7점(2승 1무 6패)으로 리그 11위에 머물렀다. 경기 후 박창현 감독은 "내가 무슨 염치가 있겠나"며 팬들에게 사실상 작별 인사를 건넸고, 구단은 경기 종료 후 면담을 거쳐 상호 합의에 따라 박 감독의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경기 전 대구는 반등을 위한 전술 변화를 꾀하며 3백 전술을 다시 꺼내들었다. 박진영, 김진혁, 카이오가 수비라인을 구축했고, 황재원과 정우재가 측면을 담당했다. 중원에는 요시노와 김정현이 배치됐으며, 전방에는 정치인, 라마스, 에드가가 나섰다. 부상 중인 세징야는 명단에서 제외됐다. 박창현 감독은 "장기적으로 회복에 집중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전반전, 대구는 수비적으로 안정된 조직력을 보여주며 울산의 공격을 잘 틀어막았다. 그러나 후반 들어 울산이 본격적으로 흐름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청용과 엄원상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고, 이 선택은 곧 결과로 이어졌다. 후반 22분, 이청용이 문전으로 찔러준 패스를 강상우가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다. 울산 이적 후 첫 골이었다.

실점을 허용한 뒤 대구는 선수 교체를 통해 반전을 노렸지만, 끝내 울산의 골문을 열지 못하고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박 감독은 경기 후 "꼭 이겨야 하는 경기였는데, 승리의 기운이 우리를 도와주지 않았다"고 말하며, 사퇴와 관련된 질문에 "공식적으로 말할 부분은 없다. 구단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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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HD전 패배 후, 경기 종료 뒤 인터뷰에서 심경을 밝히는 대구FC 박창현 감독. /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경기 직후 구단과의 면담 끝에 박 감독의 사퇴는 곧바로 확정됐다. 대구 구단은 "박창현 감독이 울산전을 마친 뒤 구단과 면담을 통해 상호 합의 하에 사임을 결정했다"며 "리빌딩과 체질 개선을 추진해 왔으나, 최근 성적 부진과 팀 분위기 회복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박창현 감독은 2023년 4월, 시즌 도중 제14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그는 지난 시즌 리그 11위로 마쳤지만,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팀을 K리그1에 잔류시켰다. 충남아산과의 2차전 합계 6-5 승리는 드라마틱한 생존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기대와 달리 극심한 부진에 빠졌고, 결국 리더십 교체라는 결단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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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경기 만의 승리를 거둔 울산HD 김판곤 감독이 경기 후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한편, 이날 경기에서 울산은 4경기 무승(2무 2패)을 끊고 승점 14점(4승 2무 3패)으로 리그 3위에 올라섰다. 김판곤 감독은 경기 후 "팬들의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선수들이 한 번 마음먹고 하면 해내는 선수들이다. 오늘은 그 점이 잘 나왔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청용과 정우영 등 노장 선수들의 헌신도 높이 평가하며, "팀이 다져지는 과정 속에서도 승리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창현 감독의 작별은 단지 한 명의 퇴장이 아닌, 대구FC가 다시 한 번 재정비의 필요성을 마주하고 있다는 신호다. 대구는 서동원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선임해 당분간 팀을 이끌 예정이다.
전형찬 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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