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 1위에서 11위로… 대구는 이제 새로운 리더십을 찾아야 할 시간
|
대구FC는 13일 대구iM뱅크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5 8라운드에서 울산 HD에 0-1로 패했다. 이로써 대구는 6경기 연속 패배, 승점 7점(2승 1무 6패)으로 리그 11위에 머물렀다. 경기 후 박창현 감독은 "내가 무슨 염치가 있겠나"며 팬들에게 사실상 작별 인사를 건넸고, 구단은 경기 종료 후 면담을 거쳐 상호 합의에 따라 박 감독의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경기 전 대구는 반등을 위한 전술 변화를 꾀하며 3백 전술을 다시 꺼내들었다. 박진영, 김진혁, 카이오가 수비라인을 구축했고, 황재원과 정우재가 측면을 담당했다. 중원에는 요시노와 김정현이 배치됐으며, 전방에는 정치인, 라마스, 에드가가 나섰다. 부상 중인 세징야는 명단에서 제외됐다. 박창현 감독은 "장기적으로 회복에 집중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전반전, 대구는 수비적으로 안정된 조직력을 보여주며 울산의 공격을 잘 틀어막았다. 그러나 후반 들어 울산이 본격적으로 흐름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청용과 엄원상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고, 이 선택은 곧 결과로 이어졌다. 후반 22분, 이청용이 문전으로 찔러준 패스를 강상우가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다. 울산 이적 후 첫 골이었다.
실점을 허용한 뒤 대구는 선수 교체를 통해 반전을 노렸지만, 끝내 울산의 골문을 열지 못하고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박 감독은 경기 후 "꼭 이겨야 하는 경기였는데, 승리의 기운이 우리를 도와주지 않았다"고 말하며, 사퇴와 관련된 질문에 "공식적으로 말할 부분은 없다. 구단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
박창현 감독은 2023년 4월, 시즌 도중 제14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그는 지난 시즌 리그 11위로 마쳤지만,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팀을 K리그1에 잔류시켰다. 충남아산과의 2차전 합계 6-5 승리는 드라마틱한 생존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기대와 달리 극심한 부진에 빠졌고, 결국 리더십 교체라는 결단으로 이어졌다.
|
박창현 감독의 작별은 단지 한 명의 퇴장이 아닌, 대구FC가 다시 한 번 재정비의 필요성을 마주하고 있다는 신호다. 대구는 서동원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선임해 당분간 팀을 이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