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대구 달성군 용계초등학교에서 열린 AIDT 활용 공개수업에서 학생들이 태블릿PC를 보면서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교육부
"AI 교과서는 틀린 문제와 비슷한 문제를 다시 내어줘요. 그래서 문제를 틀리지 않게 도와주고, 기초를 더 탄탄히 다질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요."
대구 달성군 용계초등학교 4학년 임성호군은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가 학교에 상용화되면서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서책 교과서를 들고 다닐 때는 여러 권 가지고 다녀야 해서 무거웠는데, AIDT를 쓰면서 태블릿PC만 가지고 다니게 되니 편하고, 이미 태블릿PC를 구동해본 경험이 있어 사용하기도 어려운 점이 없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 10일 올해 AIDT 도입을 98% 수준으로 완료한 대구지역을 찾아 AIDT를 수업에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는지 공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방문한 용계초와 대구 수성구 덕화중학교에선 영어·수학과목에 AIDT를 적용한 수업을 진행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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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희 대구시교육감(왼쪽부터),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정제영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이 10일 대구 달성군 용계초등학교에서 열린 AIDT활용 공개수업을 참관하고 학생들이 활용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약 한 달간 AIDT를 학교 수업에서 활용해본 용계초·덕화중 학생들의 반응은 '공부가 재미있다'였다. AI의 도움을 받아 선생님·친구들과 토론하고, 학생 맞춤형 피드백을 자동으로 제공받으면서 문제 해결에 재미를 느낀다는 반응이 다수였다.
용계초 3학년 이가원양은 "집에서는 조금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 생각을 좀 많이 해봐야해서 힘들었는데, 학교에서 태블릿으로 친구들이랑 선생님이랑 같이 공부하니 더 재밌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에서도 학생들이 재미있어하니 보람을 느낀다는 반응이다. 용계초 교사 이동엽씨(35)는 "서책형 교과서일 땐 똑같은 부분이 반복될 때 학생들이 지루해할 때가 있었는데, AIDT를 사용하면서 학생들이 더 몰입감 있게 수업에 집중한다"며 "AIDT를 학생들이 더 재미있어 하고, (AIDT가) 여러 평가를 제공할 수 있어 학생들 이해에 도움 주는 것 같다"고 했다.
특히 학생의 성취 수준 파악에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이 교사는 "기존 서책형 교과서를 활용할 때는 교사가 학생들의 성취수준이나 아는 것들을 파악하기 위해 관찰, 학생 결과물 등을 활용해 개별 수준을 파악했다"며 "그러나 AIDT를 활용하면서 AI의 고도화된 진단을 통해 학생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잘하는 부분 무엇인지 등 교사가 학생을 이해하는데 도움 많이 받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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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대구 용계초등학교에서 열린 AIDT공개수업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직접 만든 문제를 AIDT를 통해 공유하고 풀어보고 있다.
학생들이 AIDT를 활용해 학습활동을 하면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 교사들이 곧바로 체크할 수 있었다. 덕화중 임선하 교사는 "문제를 냈을 때 학생이 맞췄다면, 맞춘 학생에겐 난이도 있는 문제가 제공되고, 틀린 학생에게는 왜 틀렸는지 AI가 자동으로 분석해 쉬운 문제를 다시 내어준다"면서 "모둠활동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이 의견을 나눌 때 모든 학생이 어떤 의견 나누는지 보기 어렵다. 그때 AIDT가 있다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어서 도움을 줘야 하는 부분 있다면 바로 체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도입 초기라 교사가 수업 중에 학생들을 모니터링하고, 본인 장비의 진행도 살펴야 해 이리저리 분주했다. 이를 돕기 위해 대구시교육청은 학교에서 요청할 시 AIDT를 활용하는 영어·수학 수업과 정보 수업에 각각 디지털튜터(보조교사)를 지원했다. 1명의 보조교사가 학생들의 수업진행을 도우면서 수업이 원활히 운영되고 학생들도 교사의 수업 운영에 따라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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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대구 수성구 덕화중학교에서 열린 AIDT활용 공개수업에서 임선하 교사가 학생들과 AIDT를 활용한 수학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부
AIDT는 향후 교사들이 수업 설계를 어떻게 할지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사들의 AIDT 활용 수준에 따라 학생들이 배우고 탐구할 수 있는 영역이 확장된다는 것이다.
임 교사는 "학생들의 사고력 신장은 디바이스 문제가 아니라 교사가 학생들을 위해 어떤 수업을 구성하느냐에 달렸다"면서 "학생과 교사 간 탐구활동을 전달하기에는 종이나 학습지로는 한계가 있다. 학생들이 AIDT로 생각할 수 있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앞으로 AIDT를 활용한 수업은 교사가 설계를 어떻게 할지가 화두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