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부 첫날부터 다득점 승부 속출…울산현대고·전남광영중 등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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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는 화천군과 한국여자축구연맹, 화천군체육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며, 화천생활체육공원은 물론 사내면, 하남면, 상서면 등 화천군 전역이 경기장으로 활용된다. 소규모 지역이지만 오랜 기간 여자축구를 품어온 화천은 해마다 이 대회를 통해 '여자축구의 봄'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화천군 관계자는 "춘계연맹전은 단지 경기만 치르고 떠나는 대회가 아니라, 지역과 함께 만들어가는 스포츠 축제"라며, "선수단과 가족, 관계자 등 1200여 명이 방문하면서 지역 소상공인들과 주민들에게도 활력을 주는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대회는 예선 조별 풀리그와 본선 토너먼트로 이어진다. 전 경기는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되며, 참가하지 못한 학부모와 팬들도 어디서든 경기를 시청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여자축구의 대중성과 접근성을 동시에 넓혀가려는 시도다.
◇ 첫날부터 강팀 존재감…중등부 전남광영중·고등부 울산현대고 맹활약
대회 첫날부터 전국 각지에서 모인 유망주들의 치열한 승부가 이어졌다. 중등부에서는 전남광영중이 부산아이파크WFC를 상대로 11대0이라는 대승을 거두며 가장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세종공공SCWFC 역시 강원강릉FC위민를 상대로 9대1 완승을 거두며 파괴력을 과시했다. 울산현대청운중은 경남진주여중을 2대0으로 꺾으며 조직력에서 앞선 모습을 보였고, 대회 5연패에 도전하는 디펜딩 챔피언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충북예성여중·경기설봉중·경북포항항도중·경기단월중 역시 각각 서울험멜WFC, 제주서중, 대구상원중, 전북체육중을 상대로 깔끔한 경기 운영으로 승리를 챙기며, 중등부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다.
고등부에서는 울산현대고의 경기력이 단연 눈에 띄었다. 대구동부고를 상대로 12대0, 전반과 후반 내내 몰아붙이는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뿐 아니라, 미드필드의 압박과 수비 조율까지 모든 면에서 빈틈없는 전력을 자랑했다. 전남광양여고 역시 서울동산고를 5대0으로 완파하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도 경남로봇고는 경기오산정보고를 6대0으로 제압했고, 인천디자인고는 강원강릉FC위민을 상대로 5대2 승리를 거두며 초반 흐름을 탔다. 충남인터넷고와 경북포항여전고도 각각 대전한빛고, 충북예성여고를 상대로 승리를 챙기며 조 선두 경쟁에 합류했다.
◇ 결과보다 중요한 시간…"이 대회는 선수들이 자신을 증명하는 무대"
춘계여자축구연맹전은 단순히 승패를 가리는 대회가 아니다. 매년 이 무대를 통해 전국의 유망 선수들이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스카우터와 지도자들의 주목을 받는다. 특히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경계선에 있는 선수들에겐 진학과 진로를 결정짓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기도 한다.
현장을 찾은 한 고등부 지도자는 "선수들에게 이 대회는 실전이자 오디션"이라며, "결과도 중요하지만 이 안에서 얼마나 팀과 본인이 성장하는지를 보는 눈이 많다"고 말했다.
◇ 여자축구의 미래, 강원 화천에서 자란다
춘계연맹전은 이름 그대로 '시작의 대회'다. 여기서 주목받은 선수들은 태극마크를 달기도 하고, 대학 진학과 프로 진출의 길을 열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이 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여자축구의 흐름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나침반이다.
경기장은 아직 쌀쌀한 봄바람이 부는 화천에 자리하고 있지만, 선수들의 열정은 이미 여름을 지나 가을의 결실을 향하고 있다. 이 뜨거운 시작이 어떤 이야기로 이어질지, 여자축구의 봄은 이제 막 첫 걸음을 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