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 리스크 커진 BNK, 추가 충당금 적립 예상
부실 확대에 추가 충당금 우려…"리스크 관리가 관건"
|
충당금 부담을 털어낸 iM금융그룹과 비은행 순익이 증가한 JB금융그룹은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하지만 BNK금융은 고객사의 회생 신청 등으로 인한 충당금 적립 여파로 순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금융들은 리스크 관리를 통해 추가 충당금 우려를 불식하는 한편, 수익성 중심의 영업 전략으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방금융그룹 3사(BNK금융·JB금융·iM금융)의 올해 1분기 지배주주 순익 추정치의 합은 53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호실적을 썼던 전년 동기(5344억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해에도 지방금융 3사가 견조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iM금융이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iM금융은 지난해 자회사 iM증권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여파로 일 년간 3000억원이 넘는 충당금을 쌓은 데다, 비은행 자회사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으로 대손비용이 줄어들고, 부동산 PF 비중 축소로 부실 정리에 박차를 가하면서 올해 1분기 순익은 전년보다 23.6% 증가한 1381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기홍 회장의 3연임이 확정된 JB금융은 작년과 비슷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JB금융의 1분기 순익 전망치는 1761억원으로, 1732억원의 순익을 거뒀던 작년 1분기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PF와 LGD(부도시 손실률) 산정 방식 변경으로 추가 충당금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자이익의 증가와 비은행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를 상쇄할 수 있을 거란 분석이다.
반면 BNK금융은 기업 리스크로 인한 충당금 부담에 발목을 잡힌 모양새다. 지역 이차전지 기업이었던 금양이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면서 BNK금융이 감당해야 할 손실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BNK금융은 반얀트리 사고 여파로 기업회생을 신청한 삼정기업 등으로 인해 1061억원 규모 충당금을 지난해 재무제표에 반영했는데, 약 250억원으로 추산되는 금양 관련 충당금도 이번 1분기 실적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에 BNK금융의 1분기 순익은 21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1%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건전성이 관건이다. 지난해 지방금융 3사의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2조8962억원으로, 일 년 새 47% 급증했다. 지역 경기가 침체되면서 상환 여력이 떨어진 차주가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지방금융의 경우 은행 대출 중 과반이 지역 중소기업에 집중돼 있어 연쇄 부실 우려가 크다. 부실이 확대될 경우 추가 충당금 부담으로 인한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지방금융들은 리스크 관리에 고삐를 죄는 동시에, 수익성 제고를 통한 실적 성장에 박차를 가하겠단 구상이다. BNK금융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자산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하고, 부산·경남 지역 부실징후 기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JB금융은 인터넷은행과의 공동 대출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하며 수익성 중심의 사업 계획을 구성했다. 올해 사명 변경으로 시중 금융그룹으로의 도약 의지를 내비친 iM금융은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지점 설치를 통한 수도권 진출에 적극 나선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규모 일회성 요인이 없다면 높은 순이자마진과 비이자이익 확대 영향으로 지방금융의 실적 호조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한계기업이 계속 늘고 있고, 미국 상호관세 여파 등 어려운 대외환경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예년보다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