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비 절감 청신호 속 경기침체 우려
물동량 감소땐 항공화물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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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낮아진 유류할증료는 장기적으로 승객 몰이에 나설 수 있는 긍정적 요소다.
다만 미국발 글로벌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는 수출입 물량을 실어 나르는 고부가가치 화물사업 전망을 어둡게 하는 부정적 요소라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종가는 전장 대비 7.4% 급락한 61.99달러로 마감했다.
전날에도 6.6% 하락한 데 이어 급락세가 이어지는 셈이다.
올 들어 유가 하락세는 항공사 유류할증료에도 반영되고 있다. 항공사들의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대한항공의 경우 이달 유류할증료는 3월보다 크게 낮아졌다.
대표적으로 인천~상하이·베이징 등의 노선은 3월 3만원에서 이달 2만1000원으로 하락했으며, 인천~뉴욕·댈러스·보스턴 등의 장거리 노선은 13만2000원에서 9만9000원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대한항공은 항공유로 33억 달러(4조6045억원) 이상을 지출했다. 지난해 화물 사업으로 생긴 매출이 4조원대로 비슷한 수준이다.
항공유뿐 아니라 항공기 정비 지원용 부품, 외주 정비 등을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사로서는 환율이 안정세를 찾아가는 것 또한 긍정적인 요인이다. 환율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대한항공에 제일 큰 영향을 미치는 건 환율"이라고 언급할 만큼 항공사 운영에 가장 민감한 요인이다.
환율은 지난해 연말 비상계엄 직후 급격히 올라 1400원 중반 이상을 기록하며 떨어질 줄을 몰랐지만,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2년 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해 1434.1원으로 마쳤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기준 순외화부채가 약 35억 달러로, 환율 10원이 오르내릴 때마다 약 350억원의 외화평가손익도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향후 2년간 진행할 아시아나항공과의 성공적 통합을 위해서 안정적인 재무 운영이 필수다.
아시아나가 통합 전 마일리지를 상당 부분 털어내기 위해 마일리지 전세기를 운영하는 등 고군분투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아시아나를 안착시키려면 변수를 넘어선 실적과 재무구조를 갖춰야 한다.
문제는 미국발 관세정책으로 촉발된 무역전쟁이다. 고관세로 수출입 물량이 줄어들면 화물 운임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 이미 해상 운임은 하락 추세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평균 2506을 기록했으나, 지난 3일에는 1393을 기록했으며 해운업계에서는 이 지수가 1000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지난해 기준 대한항공의 화물노선 수익은 4조411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7.4%를 기록했다. 코로나 시기처럼 여객 수입이 급감할 때는 화물 사업이 효자 역할을 하기도 했다.
특히 미국은 자국 내 중국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어 이에 대한 영향도 주목된다. 미국이 800달러 미만의 수입품에 관세를 면제해 주는 소액 면세 기준도 폐지한 것은 미국 내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수요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 기준 중국에서 미주로 가는 항공화물 매출 중 30%, 전체화물 중 10%가 C커머스 화물인 것으로 추산되고 작은 비중은 아니기 때문에 수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