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부동산 손실 축소 전망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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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회사의 발목을 잡았던 해외부동산 손실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돼 수익 개선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미 고금리 시기 동안 보수적으로 손실을 인식한 것과 더불어 금리인하기 부동산 시장 회복도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증권가에서 블루오션으로 평가 받는 해외주식·퇴직연금 사업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성장성이 높은 사업들인 만큼, 수익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주가 상승으로 연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회사의 해외부동산 익스포저가 1조원을 상회한다는 점은 부담이다.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어 해외부동산 부문에서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해 주가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주가는 올해 초(1월 2일) 대비 이날까지 총 21.9% 올랐다. 이는 자기자본 10위권 내 상장 증권사들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며, KRX 증권 지수(10.53%)와 비교해도 2배 앞서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시작부터 강세를 보일 수 있었던 건 적극적인 밸류업 정책 때문이다. 회사는 올해 초 자사주 1500만주(약 1369억원) 소각, 배당액 1467억원을 확정하면서 밸류업 공시 이행에 박차를 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주요 증권사들 중 가장 낮은 주가 상승률(5.2%)을 기록해 자존심을 구긴 만큼, 이를 끌어올리기 위해 김미섭·허선호 대표가 주주환원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몇 년 동안 회사의 실적 악화 원인으로 꼽혔던 해외부동산 손실 역시 축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금리인하로 부동산 시장의 점진적인 회복이 예상되고 있고, 그동안 평가손실에 대한 충당금도 많이 쌓아서다. 미래에셋증권은 작년에만 3400억원 손실을 반영했는데, 올해는 이 같은 손실이 크게 줄어 수익 개선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외부동산 감액 처리가 거의 마무리돼 1분기에는 200~300억원 정도의 손실 반영이 추정되고, 연간으로는 작년보다 30%까지 경감될 것 같다"며 "이를 바탕으로 올해 순이익 1조원 이상 달성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미래에셋증권은 앞으로 성장성이 높게 점쳐지는 해외주식·퇴직연금 사업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작년 외화증권수탁 수익으로 2701억원을 벌어 브로커리지 수익을 떠받쳤고, 해외 거래대금 점유율도 23.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퇴직연금 부문에서도 업계에서 가장 많은 적립액(29조1945억원)을 보유 중이다. 해당 사업에 대한 회사의 경쟁력이 향후 리테일 수익 성장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므로, 업계에선 이를 주가 상승을 이끈 주된 배경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래에셋증권의 해외부동산 익스포저가 1조4000억원에 육박한다는 점은 주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과거 대비 여전히 고금리인 상황인데다 경기 불확실성도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금리인하 속도가 늦춰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경기 침체가 현실화될 경우, 회사의 실적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윤민수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작년 하반기 이후 기준금리 인하와 동시에 시장금리 하락도 예상되나, 절대적인 금리 수준은 과거 대비 높은 수준"이라며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으로 기업금융(IB) 실적 하방압력이 지속될 수 있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해외부동산 익스포저 손실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점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