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율 50%' 구체적 계획 제시
경쟁사 대비 높은 은행 의존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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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은 지난해 10월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한다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으면서 구체적인 주주환원 방안을 제시했다. 이 덕에 하나금융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정부 주도로 밸류업 프로그램이 도입된 지난해 하나금융 주가는 30% 넘게 급등했고, 올해도 7%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시장은 하나금융이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보고 있다. 경쟁사인 KB금융그룹은 0.51배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하나금융은 0.41배에 머물러 있다. 금융사 PBR이 대체적으로 저평가 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하나금융의 저평가 수준이 더 심화돼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달 작년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부터는 분기 균등 현금배당과 연간 배당총액 고정,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 확대 등 보다 구체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37.8%였던 총주주환원율도 올해는 43~44%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하나금융의 밸류업 계획은 전반적으로 균형잡힌 계획인 만큼, 이를 잘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도 "장기적으로 예측가능한 주주환원 목표를 발표하면서, 기업가치 제고에 적극적인 모습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단계적으로 총주주환원율을 50%까지 상향할 수 있도록 자본정책을 개선한 점이 의미가 있다"며 "보통주자본(CET1) 비율 13.5% 초과 잉여자본 대부분이 주주환원 확대에 사용될 공산이 크다. 향후 CET1 비율을 안정적으로 13% 이상 유지 또는 상향시킬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정적인 재무비율을 가져가기 위해선 높은 수익성이 기반이 되어야 하지만, 경쟁사 대비 은행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과제다. KB금융과 신한금융 등 경쟁사 대비 저평가 받는 이유도 비은행 경쟁력이 뒤처져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야 수익성을 높이고 일관된 주주환원 정책을 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비은행 부문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고, 하나금융이 지금의 비은행 강화 전략을 잘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주환원은 최고경영자(CEO)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러한 움직임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직접 밸류업 계획을 설명하며 시장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고, 함 회장을 포함해 경영진이 적극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이남우 회장은 "함영주 회장이 직접 밸류업 계획을 디테일하게 설명하고, 주주친화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은 강점"이라며 "후발주자임에도 KB, 신한과의 밸류에이션 격차를 좁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