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으로 작년부터 주가 상승세
주주환원율 50%·PBR 1배 달성 목표
연간 현금배당총액 고정 등 추진키로
비은행 부문 수익 기여도 30%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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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밸류업 행보가 눈에 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의 벽을 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다. 하나금융지주는 PBR 0.41배에 머물며 저평가주로 꼽히고 있는 실정이다. 함 회장이 제시한 목표대로 하나금융이 PBR 1배를 달성한다면 4대 금융그룹 가운데 최초가 될 전망이다.
배당과 자사주 소각은 다른 금융사에서도 추진하는 밸류업 정책이지만, 하나금융의 의지는 남다르다. 연간 현금 배당총액을 고정시켜, 주주들이 현금 흐름을 예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자사주 소각 규모도 기존 대비 확대해 주주가치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함 회장은 주주환원 확대가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비은행 수익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의 이날 종가는 6만1100원이다. 올해 초(1월 2일) 대비 7.7%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4대 금융그룹인 신한지주(-2.1%), KB금융(-3.3%), 우리금융지주(8.5%)와 비교하면 주가 상승폭이 크다. 하나금융 주가는 본격적인 밸류업 정책을 내놓은 작년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 하나금융의 작년 주가 상승률은 38%에 달한다.
하나금융의 주가가 힘을 받는 배경엔 적극적인 밸류업 정책이 있다. 하나금융은 작년 3조7388억원의 순익을 거둬 금융그룹 출범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이를 토대로 밸류업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다. 특히 작년 추진된 자사주 매입 소각 규모는 4000억원으로, 그룹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덕분에 함 회장 취임 첫해인 2022년 주주환원율은 27%에 그쳤지만, 작년 주주환원율을 38%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하나금융의 밸류업 목표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바로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와 'PBR 1배 달성'이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은 올해부터 연간 현금배당총액을 고정하고, 분기 균등 현금배당을 시행한다. 주주들의 배당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주주들이 안정적으로 현금흐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도 확대된다. 주당순이익(EPS), 주당순자산(BPS) 등 기업가치 측정의 핵심 지표를 개선하고, 발행주식수 감소로 주당 배당금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주주환원에 기반이 되는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13~13.5% 구간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그룹의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도 국내 명목 GDP 성장률 수준에서 관리한다. RWA가 늘어날수록 배당 등 주주 환원 여력을 판단하는 CET1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함 회장은 최근 사내방송을 통해 밸류업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그룹 CEO로서 지난 3년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한 것은 '밸류업'이었다"면서도 "현재 국내 금융지주의 주가는 PBR 1배 미만에서 거래되는 등 상당히 저평가되어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은행주 대비 낮은 주주환원율이 주요 원인으로, 하나금융은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 달성을 위한 주주환원의 지속적 확대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지속적인 밸류업 추진을 위해선 '비은행 부문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나금융의 비은행 순이익 기여도는 작년 말 기준 15.7%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경쟁그룹인 KB금융(40%), 신한금융(25%)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이에 함 회장은 비은행 부문 수익 기여도를 30%까지 높이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하나금융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해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밸류업의 핵심은 한정된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며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