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근로자·수시채용 적극 활용
IT 중심으로 경력직 선호 경향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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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필요 인원 중 일부를 바로 투입이 가능한 기간제 근로자로 대체하고 있으며, 중요성이 커진 정보기술(IT) 관련 경력자를 수시채용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중 신한과 하나, 우리, 기업은행 4곳의 상반기 신입 공개채용 인원이 확정됐다. 신한은행이 전년 대비 10% 줄어든 90명, 하나은행이 작년과 같은 150명이다. 우리은행은 5.6% 늘어난 190명, 기업은행이 16.4% 증가한 170명을 채용한다. 반면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은 아직 인원이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해 이들 6개 은행의 신규채용 규모는 1206명이었으나 현재 확정된 인원은 600명 수준이다.
이처럼 신입 채용 규모는 축소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의 지난해 신입 공개채용 인원은 2777명으로 전년(2877명) 대비 3.5% 줄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작년 상·하반기에 230명을 뽑은 신한은행의 감소율이 54%로 가장 높았고 국민은행(300명)이 28.6%, 우리은행(390명)이 22%로 뒤를 이었다. 하나은행(400명) 13%가 줄었고, 기업은행(312명, 수시채용 인원 제외)은 10.1%가 감소했다.
지난해 1000명이 넘는 신입을 채용한 농협은행(1145명)이 76.2%로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작년 하반기에 올해 상반기 필요 인력까지 채용한 것으로, 올 상반기 공개채용을 진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은행들이 신입 공채 규모를 축소하는 것은 경영효율화와 연관돼 있다. 디지털과 비대면 거래가 대중화되면서 은행들이 점포를 줄이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서는 상황이다. 필요 인력은 정규직이 아닌 기간제 근로자를 활용하고 있다. 주요 은행들이 영업점 창구 텔러나 보조인력을 파트타이머로 상시채용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희망퇴직자(퇴직 후 1년 경과)를 대상으로 집단대출 및 대출 상담사, 자금세탁방지업무 전담자 등을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 중이다.
교육이 필요한 신입과 비교해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자를 수시채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기업은행의 경우 작년부터 정규직 수시채용을 정례화했다. 작년 상반기 6명, 하반기 12명 등 총 18명의 경력자를 수시채용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10명의 수시채용을 예고했다.
전산과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IT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관련 분야의 경력직을 찾는 경향은 확산되고 있다. 기업은행의 올해 상반기 수시채용 모집분야를 보면 '생성형 AI 모델링·기술연구', 'AI 학습데이터 구축', '빅데이터 분석·기획', '미들웨어 운영' 등 디지털 부문이 다수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수시채용이 보편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용 관리 등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정기적으로 신입직원을 뽑는 공개채용 제도는 비효율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주요 대기업 중 신입사업 공채 제도를 유지하는 곳은 삼성이 유일하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LG그룹은 2020년, SK그룹은 2022년에 신입사원 정기 공채를 폐지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효율성 측면에서 봤을 때 점점 수시채용이 보편화될 수밖에 없다"며 "중요성이 커진 IT 부문을 중심으로 경력직을 선호하는 성향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