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환경적 영향 선제적 고려 필요
|
18일 환경부가 발표한 '제1차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에 따르면 과거 가뭄 자료를 바탕으로 전국의 장래 물 부족량을 평가한 결과, 연간 7억4000만톤의 생활·공업용수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후 상수도관망 정비, 절수설비 보급, 지하수저류댐 등으로 이 중 82%는 보완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18%에 대해 '물 그릇'인 기후대응댐 14곳을 만들어 해결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현재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에 반영된 물 부족량은 과거 수십년간 자료를 다 대입해서 만약 A라는 지역이 1930년에 가장 가물었다라고 할 경우 당해 1년치 강우량 자료를 넣어서 물 부족량을 측정하는 식으로 계산됐다. 앞서 환경부는 기후대응댐 14곳이 모두 추진이 안 될 경우에는 과거 가뭄데이터 기준으로 현재 똑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일부 지역에서 가뭄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한강 권역의 경우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클러스터가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인프라가 조성되는 만큼 당장 위급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그러나 여기엔 이차전지 산단이나 데이터센터와 같은 미래 신규 물 수요는 미반영 됐다. 또 향후 강수량의 진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후변화 시나리오 등도 적용되지 않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물 부족에 대해선 최소한을 기준으로 반영한 것"이라며 "데이터센터 등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산업에 대한 물 수요량은 계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AI 발달에 따른 데이터센터 등의 물 수요가 폭발적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는 전력 소모량이 크고, 이에 따른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수가 대거 활용된다.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라 데이터센터가 밀집된 미 버지니아주의 경우 2019년 대비 2023년에 물 소비량이 4년 사이에 63.7%가 늘어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 버지니아주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이 지역 데이터센터는 2023년 한 해 동안 최소 18억5000만 갤런(70억ℓ)의 물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는 11억3000만 갤런(43억ℓ)에 그쳤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데이터센터는 물을 100프로 말려버려서 완전 소모해버리는 등 물 소비량이 많은 인프라"라며 "동해안에 700~800m 파이프를 내려 뽑아쓸 수 있는 해양심층수를 갖고 냉각수로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물 그릇인 댐 등 새로운 수자원을 개발하는 데는 최소 10년 이상 장기간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