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지난 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회의사당 하원 의사당에서 열린 합동 회의에서 연설을 마치고 손짓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히틀러를 옹호하는 내용의 SNS 게시물을 리트윗했다 삭제하는 등 기행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극단적인 행보에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테슬라의 주가는 연일 내리막을 찍고 있다.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4일 머스크는 X(구 트위터)에 한 사용자의 게시물을 리트윗했다. 이 사용자는 “1953년까지 소련 공산당 서기장을 지낸 이오시프 스탈린, 독일 나치당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 중국 건국자 마오쩌둥이 수백만명의 죽음에 책임이 없고, 실제로는 공무원들이 수백만 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게시물은 당일 기준 조회수 100만회, 좋아요 1만4000개를 받았다. 이후 다른 사용자들로부터 “반유대적이고 집단학살을 경시한 태도”라는 비난이 일자, 머스크는 해당 게시물을 곧 삭제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행사에서 나치식 경례를 연상시키는 손동작으로 논란이 됐다. 그의 나치 관련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테슬라 직원이 해고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게다가 머스크가 트럼프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으며 공무원을 대거 해고하는 등의 행보에, 해외에서는 반발 여론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비판과 논란은 머스크의 기업에 대한 보이콧으로 이어졌다. 테슬라 자동차 구매 취소와 X 계정 탈퇴가 잇따랐다. 이러한 흐름은 테슬라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져, 17일(현지시간)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 대비 4.79% 내린 238.01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12월 최고점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친다.
월가에서도 머스크의 돌발 행보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분석가는 11일 X에 "머스크는 트럼프 정부효율부에 에너지를 쏟느라 테슬라 운영에 소홀했다 "주가가 12월 최고치에서 50%이상 떨어졌는데도 상황을 읽지 못하고 있다. 머스크가 테슬라에 관심을 돌리지 않는다면 브랜드가 더 손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에 여전히 관대한 입장이다. 예탁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1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8주째 순매수세를 이었으며, 전주(3월 10~14일)에는 올 들어 최대 순매수세를 찍었다. 해당 기간 순매수 결제 규모는 4억7867달러로, 한화 약 6900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