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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숲서 실종된 70세 여성, 길잃은 개 덕에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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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블라디보스토크 통신원

승인 : 2025. 03. 13. 16:53

영하 날씨 노브고로드 숲서 실종 이틀 만에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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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의 눈 쌓인 도로 위에 개 1마리가 앉아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 EPA 연합
아시아투데이 이상현 블라디보스토크 통신원 = 러시아의 눈 쌓인 숲에서 실종됐던 70세 여성이 이틀 만에 구조됐다. 발견 당시 그는 길잃은 개와 체온을 나누고 있었다.

러시아 매체 리아노보스티는 12일(현지시간) 현지 수색구조대가 서유럽과 접경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남동쪽으로 약 160㎞ 떨어진 노브고로드의 숲에서 70세 여성 A씨를 실종된 지 이틀 만에 발견해 극적으로 구조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지역 경찰은 지난 10일 A씨가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았고 10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A씨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숲에 구조본부를 설치해 몇 개의 팀으로 나눠 수색한 끝에 12일 구조에 성공했다.

자원봉사자들이 가장 먼저 발견했을 당시 A씨는 길잃은 개를 부둥켜안고 있었다. 봉사자들은 불을 피우고 응급의료진을 기다렸다. 병원으로 후송돼 검진을 진행한 결과 A씨의 건강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수색에 동참한 한 자원봉사자는 리아노보스티에 "몇 시간 수색 끝에 한 팀이 '할머니가 발견됐고, 살아 있으며, 대피가 필요하다'고 112 구조시스템을 통해 연락을 취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색을 시작할 당시 영하의 기온에 눈까지 쌓여 A씨가 생존할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고 봤다. A씨가 휴대전화 등의 통신 수단을 갖고 있지 않아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 A씨를 발견한 날 자원봉사자들은 숲속에서 무려 56㎞ 이상을 걸었다.

A씨를 발견한 구조대는 매우 놀랐다. A씨의 나이, 날씨, 실종 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생존한 것은 기적이라는 생각이었다.

A씨는 "너무나 힘들었던 이틀 동안 길 잃은 개의 따뜻한 체온이 없었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며 "털복숭이 친구와 서로의 체온을 나눴기 때문에 구조된다는 희망을 잃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상현 블라디보스토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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