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었음' 택한 사유 1위는 '적합한 일자리 부족'
기업 경력직 채용 선호도 청년 고용에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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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 '쉬었음' 인구는 50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6만1000명 증가했다.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청년 '쉬었음'이 50만명대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청년 고용의 부진은 고용률과 실업률 지표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2월 15~29세 고용률은 전년 동월 대비 1.7%포인트(p) 하락한 44.3%를 기록했다. 2021년 1월(-2.9%p)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15~29세 실업률은 7.0%로 전년보다 0.5%p 올랐다. 2월 기준으로 2021년(10.1%) 이후 가장 높다.
'쉬었음' 청년이 늘고 있는 것은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청년 3189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들이 쉬었음을 택한 사유는 '적합한 일자리 부족'(38.1%·중복응답)이 가장 높았다. 이어 교육·자기개발'(35.0%), 번아웃(27.7%), 심리적·정신적 문제(25.0%) 순이었다.
한국은행도 작년 12월 발표한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 보고서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미스매치 현상은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노동시장을 이탈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업들이 경력직 수시채용을 선호하는 것도 청년층 취업시장이 얼어붙는 이유로 분석된다. 한은이 지난달 공개한 '경력직 채용 증가와 청년 고용' 보고서를 보면 신입직 채용 비중은 2009년 82.7%에서 2021년 62.4%까지 떨어졌지만 같은 기간 경력직 비중은 17.3%에서 37.6%로 늘었다.
장주성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기업의 수시·경력직 채용 경향이 확대되고, 구직 기간이 증가하면서 청년층 쉬었음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청년고용 올케어 플랫폼'을 중심으로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이 사업은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에서 미취업 졸업생을 발굴해 특화된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선제적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정부는 올해 175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장 과장은 "청년고용 올케어 플랫폼이 정착되고, 효과가 나타나면 청년층 고용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