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미국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5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1.09% 소폭 상승한 8만411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시총 2위인 이더리움은 전날보다 0.37% 하락한 1907.74달러로 여전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하락폭은 둔화됐다.
이처럼 주요 코인이 소폭 상승한 데는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기 때문이다. 2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했으며 시장 예상치였던 2.9%를 밑돌았다. 이는 지난 2021년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통상 CPI가 하락하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져 가상자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지만, 현재까지 큰 반등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각종 관세 정책으로 인한 무역 전쟁 우려, 전략 비축 행정 명령에 대한 투자자들의 실망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철강·알루미늄 25% 관세가 이날부터 발효되며 캐나다와 EU 등은 보복 조치에 나서 글로벌 무역 전쟁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캐나다는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으며 EU는 오는 4월부터 미국산 제품에 대해 283억달러 규모의 상호 관세를 부과할 전망이다. 이에 무역 전쟁 우려가 커지며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뿐만 아니라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디지털자산에 관한 행정명령을 통해 대통령 실무그룹에 가상자산 전략 비축을 추진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후 '가상자산 전략 비축 준비금'을 마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나, 형사 또는 민사 몰수 절차를 통해 압수된 연방 전부 소유 비트코인을 자산 비축에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트코인 추가 매입을 기대하던 투자자들의 예상이 빗나가자 실망감이 더욱 커지며 투자 심리가 또 한 번 악화됐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CPI 발표에도 가상자산 시장이 당장 강세 전환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유웨이 양 경제학자는 "낮은 CPI 수치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맞지만 위축된 투자 심리가 회복되려면 더 확실한 지표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데이비드 시머 웨이브 디지털 에셋 CEO도 "무역 전쟁이나 새로운 관세 부과와 같은 외부적 요인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불러올 수도 있어 전통 자산 및 가상 자산 모두에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