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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장으로 취임한 직후부터 역점 사업으로 준비해 온 '경의선 지하화 사업'은 서울역에서 가좌역까지의 5.8km 구간을 지하화한 후 그 상부에 확보되는 유휴부지를 신성장 거점으로 재구조화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이 공간을 메디컬 특화 복합거점, 주거복합거점, 공공문화거점으로 구획하여 연세대학교·세브란스병원과 연계한 산학공동 연구단지, 청년창업연구단지는 물론 각종 주거시설과 공연장, 공원, 주차장 등 여러 종류의 인프라 시설을 밀집시켜 서대문구를 활력이 넘치는 서울 서북권 중심도시로 도약시키는 것을 꿈꿔왔다. 또한 경의선 지하화는 서부경전철의 조속 착공 및 강북횡단선 재추진과 더불어 이뤄지면 서대문이 '어디로든 통하는 교통허브 도시'로 부상할 수 있는 만큼,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경의선 지하화는 서대문의 지형적 특성을 고려하였을 때 반드시 추진되어야 하는 사업이다. 서대문구는 5개의 산과 2개의 하천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자연환경 덕분에 주민들을 위한 황톳길, 자락길과 같은 건강 산책로는 물론 홍제폭포와 같은 글로벌 힐링 명소를 갖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각종 인프라를 밀집시켜 사람과 자본이 모일 수 있는 거점 공간을 구축하기에는 어려웠던 만큼 철도 지하화를 통해 얻게 될 유휴부지는 서대문의 발전에 더없이 좋은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9개의 대학을 보유한 대학도시로서의 장점을 활용할 수도 있다. 연세대, 이화여대는 물론 인근의 서강대와 홍익대까지 총 11개 대학의 문화와 지식이 모이는 '신(新) 대학로'가 조성되면 신촌·이대 권역은 청년들과 함께 다채롭게 성장하는 새로운 복합공간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한편 작년 4월 서울시의 '서북권 신성장 거점 신속추진 사업'으로 선정된 '성산로 일대 입체복합개발 사업'도 최근 입체복합개발 타당성 조사를 시행하며 본격 시작을 알렸다. 서대문우체국과 세브란스병원 일대 4만 2000㎡ 규모의 지상과 지하 공간을 입체적으로 개발하여 청년창업·의료·문화 등을 위한 복합시설을 조성할 예정인데, 이는 경의선 지하화 사업과 서로 융합하여 신촌 지역의 잠재력 활용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우리구는 이미 경의선 지하화 및 입체복합개발을 위해 2023년부터 용역을 추진해오며 경제성이 높고 민자 유치 가능성이 큰 계획안을 수립하였으며, 모두가 꿈꾸는 청사진에 발 빠르게 다가가기 위해 '경의선지하화팀'을 신설하여 사업추진에 총력을 기울여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연세대·이화여대·세브란스병원과 함께 공동위원회를 구성하여 지역발전 및 협력 사업 실현 방안을 모색하는 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난해 10월 경의선 지하화 사업이 서울시가 국토교통부에 제안할 선도사업으로 선정되었고, 연말 국토교통부의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경의선이 서울에서 가장 상징성이 큰 서울역과 이어지는 만큼 서울역을 지하화한다면 당연히 경의선도 함께 지하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변화의 계기는 우연히 이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전에 없던 성과를 거두고자 도약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구름판을 놓고 도움닫기 할 수도 있다. 서대문구는 신호가 울리면 언제든 달려나갈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해 오고 있으며 도처에 솟아나는 각종 장애물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플랜B를 가동할 준비까지도 되어 있다. 서대문구는 우연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계기를 만들면서 변화를 위한 채비를 마쳤다. 머지않아 경의선은 보이지 않는 땅 밑에서 계속 달릴 것이고 달라진 신촌을 모두가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