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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변화는 계기부터 만들어 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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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3. 13. 11:20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지난 2월 국토교통부는 철도 지하화 사업의 우선 추진 구간으로 부산, 대전, 안산 등 세 곳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철도 지하화 특별법'의 제정 배경이자 수혜 인구가 가장 많은 핵심 노선인 수도권이 제외되어 있어 다소 의아한 결과였다. 이후 국토부는 지자체 간 합의가 필요한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경기도는 별도 협력체계를 만들어 수도권 철도 지하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니 경의선 철도 지하화 선도사업 선정을 위해 한마음으로 서명에 동참해 주신 11만 명의 서대문구민들은 아직 실망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다.

구청장으로 취임한 직후부터 역점 사업으로 준비해 온 '경의선 지하화 사업'은 서울역에서 가좌역까지의 5.8km 구간을 지하화한 후 그 상부에 확보되는 유휴부지를 신성장 거점으로 재구조화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이 공간을 메디컬 특화 복합거점, 주거복합거점, 공공문화거점으로 구획하여 연세대학교·세브란스병원과 연계한 산학공동 연구단지, 청년창업연구단지는 물론 각종 주거시설과 공연장, 공원, 주차장 등 여러 종류의 인프라 시설을 밀집시켜 서대문구를 활력이 넘치는 서울 서북권 중심도시로 도약시키는 것을 꿈꿔왔다. 또한 경의선 지하화는 서부경전철의 조속 착공 및 강북횡단선 재추진과 더불어 이뤄지면 서대문이 '어디로든 통하는 교통허브 도시'로 부상할 수 있는 만큼,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경의선 지하화는 서대문의 지형적 특성을 고려하였을 때 반드시 추진되어야 하는 사업이다. 서대문구는 5개의 산과 2개의 하천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자연환경 덕분에 주민들을 위한 황톳길, 자락길과 같은 건강 산책로는 물론 홍제폭포와 같은 글로벌 힐링 명소를 갖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각종 인프라를 밀집시켜 사람과 자본이 모일 수 있는 거점 공간을 구축하기에는 어려웠던 만큼 철도 지하화를 통해 얻게 될 유휴부지는 서대문의 발전에 더없이 좋은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9개의 대학을 보유한 대학도시로서의 장점을 활용할 수도 있다. 연세대, 이화여대는 물론 인근의 서강대와 홍익대까지 총 11개 대학의 문화와 지식이 모이는 '신(新) 대학로'가 조성되면 신촌·이대 권역은 청년들과 함께 다채롭게 성장하는 새로운 복합공간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한편 작년 4월 서울시의 '서북권 신성장 거점 신속추진 사업'으로 선정된 '성산로 일대 입체복합개발 사업'도 최근 입체복합개발 타당성 조사를 시행하며 본격 시작을 알렸다. 서대문우체국과 세브란스병원 일대 4만 2000㎡ 규모의 지상과 지하 공간을 입체적으로 개발하여 청년창업·의료·문화 등을 위한 복합시설을 조성할 예정인데, 이는 경의선 지하화 사업과 서로 융합하여 신촌 지역의 잠재력 활용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우리구는 이미 경의선 지하화 및 입체복합개발을 위해 2023년부터 용역을 추진해오며 경제성이 높고 민자 유치 가능성이 큰 계획안을 수립하였으며, 모두가 꿈꾸는 청사진에 발 빠르게 다가가기 위해 '경의선지하화팀'을 신설하여 사업추진에 총력을 기울여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연세대·이화여대·세브란스병원과 함께 공동위원회를 구성하여 지역발전 및 협력 사업 실현 방안을 모색하는 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난해 10월 경의선 지하화 사업이 서울시가 국토교통부에 제안할 선도사업으로 선정되었고, 연말 국토교통부의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경의선이 서울에서 가장 상징성이 큰 서울역과 이어지는 만큼 서울역을 지하화한다면 당연히 경의선도 함께 지하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변화의 계기는 우연히 이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전에 없던 성과를 거두고자 도약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구름판을 놓고 도움닫기 할 수도 있다. 서대문구는 신호가 울리면 언제든 달려나갈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해 오고 있으며 도처에 솟아나는 각종 장애물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플랜B를 가동할 준비까지도 되어 있다. 서대문구는 우연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계기를 만들면서 변화를 위한 채비를 마쳤다. 머지않아 경의선은 보이지 않는 땅 밑에서 계속 달릴 것이고 달라진 신촌을 모두가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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