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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밥의 한자어는 인간 정서와 애환을 더 듬뿍 담았다. 바람 따라 물결 따라 떠도는 풀이라 하여 '부평초(浮萍草)'라 이름 지었다. 중국 삼국시대 조조(曹操)의 한시(漢詩)에도 등장하는 부평초는 오랜 기간 한·중·일에서 시, 문학, 노래,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예술 소재로 사랑받고 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그의 시에서 백성을 부평초에 비유했다. 연약한 피지배층을 괴롭히는 탐관오리들을 엄히 꾸짖는 시를 남겨 백성을 향한 깊은 연민을 드러냈다. 1934년 일제 강점기 치하에서 고복수 선생이 부른 전설적인 노래 '타향살이'에도 부평초가 등장한다. 고단하고 불안한 서민의 삶을 감성적으로 표현하기에 부평초만큼 좋은 소재가 없었을 것이다.
부평초 이름을 대중에게 가장 널리 알린 것은 최근에 작고한 가수 현철 선생의 '내 마음 별과 같이' 노래가 아닐까 한다. 그는 흔들리는 인간의 마음을 부평초라 노래하며, 그조차도 아름답게 빛나는 별이라 승화시켰다. 우리 삶의 모든 순간들이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불안한 현실 속에 살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과정을 극복했을 때 우리는 깨달으리라! 부평초 같은 지금의 시간도 빛나는 별의 순간이었다고!
/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