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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소개 부탁한다.
"대한축구협회 1급 심판으로 활동 중인 이영섭(35)이다."
- 선수 출신인가.
"아니다. 선수 경험은 없고, 체육대학교 나와서 축구가 좋아 대학원에 진학해 축구 산업을 전공했다."
- 축구가 왜 좋았나.
"저희 세대는 거의 다 비슷한 공통점이 있을 것 같다. 2002년 월드컵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 이후로 축구에 푹 빠져서 뭐가 되었든 축구 관련 일을 하고 싶었다."
- 사랑엔 변함이 없나.
"축구는 영원한 사랑이다. 계속 축구를 하고, 축구를 통해서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또 해외 축구를 보면서 견문도 넓히고 있다."
- 오늘 경기장을 찾은 이유는.
"친한 친구들이 오늘 경기의 주부심을 본다. 모니터링도 하고, 제 공부도 할 겸 해서 경기장에 왔다."
- 축구를 좋아하는 것과 축구 산업 안으로 뛰어드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좋아하는 일, 취미가 일이 되면 인생이 어려워진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그래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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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2002년 월드컵을 보면서 심판들의 모습에 반했다. 심판의 세계에 입문을 할 수 있을까 해서 정보도 찾아보고 그렇게 했다."
- 비경기인 출신도 심판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나.
"그렇다. 비경기인 출신들도 심판에 입문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 어떤 과정을 거쳐서 심판 자격증을 취득하나.
"저는 대한축구협회에서 관리하는 Join KFA라는 사이트에서 심판 강습회가 열리는지 살펴보고, 그다음에 제가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인지 확인한 뒤에 신청했다. 이론 교육 마치고 체력 테스트, 필기 시험까지 통과하면 5급 심판 자격이 주어진다."
- 5급이라면 어떤 경기 심판을 볼 수 있나.
"5급은 동호회 경기, 초등부 경기를 관장할 수 있는 걸로 알고 있다."
- 그 위로 4급, 3급, 2급, 1급이 있다.
"1급이 가장 높은 급수다."
- 승급하려면 어떤 과정을 거치나.
"활동한 연도에 심판을 본 경기 수를 제출하고, 승급 자격 통과가 되면 체력 테스트와 이론 필기 시험을 본다. 모두 합격하면 다음 연도에 승급할 수가 있다."
- 체력 테스트는 필수다. 주심은 생각보다 주행거리가 길다. 과거에는 5천 미터 기준 기록 등이 있지 않았나.
"과거에는 그랬지만, 현재는 테스트 방식이 바뀌었다. 1급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운동장 한 바퀴 400미터 기준으로 10바퀴를 뛴다. 그냥 꾸준한 속도로 뛰는 것이 아니고 빠른 속도로 75미터를 뛰고 25미터를 또 걷고 75미터를 뛴다. 실제 축구 경기와 비슷한 방식으로, 인터벌 트레이닝 식으로 테스트하고 있다."
- 제한 시간 이내에 들어와야 하나.
"구간별로 다른 음악이 나온다. 종료 벨이 울리기 전까지 들어오면 통과다."
- 본인은 현재 1급 심판이다. 1급이면 어떤 경기를 볼 수 있나.
"1급 심판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모든 경기를 다 관장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 하지만 1급이라고 해서 바로 프로리그 심판을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대학 경기, 성인 리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야 프로리그 심판으로 진출할 수 있다."
- 심판을 봤던 경기 중 가장 기억나는 경기는.
"2023년 7월 28일 K리그 유스 챔피언십 고등부 결승전이다. 제가 결승전 주심은 아니었지만, 그 경기에 부모님을 초대했다. 제 일하는 모습을 부모님이 직관하신 첫 경기다. 결승전 심판은 심판상 수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 경기가 가장 보람찼고 기억에 남는다."
- 어디와 어디의 경기였나.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경기였다. 경기 장소는 천안 종합운동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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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직 VAR에 관련된 내용을 따로 배우는 레벨의 심판이 아니다. 프로 심판들은 동계 훈련 가서 VAR 교육받는다. 경기를 관장하는 주심이나 부심, 대기심으로 참가하는 이외에, 당해 연도에 K리그 경기에 VAR 심판으로도 들어가기도 한다."
- 지금도 연령 제한이 있나. 과거엔 월드컵의 경우 45세 이상은 심판 출장이 불가능했다.
"지금은 딱히 그런 것은 없고, 입문은 만 14세부터 가능한 것으로 안다. 정확한 사항은 대한축구협회 공고를 보시고 확인하시면 된다."
- 본인은 몇 살 때 심판에 입문했나.
"24살 때 입문했고, 활동은 26살부터 시작했다. 10년 차 심판이다."
- 심판과 관련해서 이런 점이 좀 개선됐으면 좋겠다 하는 게 있다면.
"요즘 K리그 핫이슈 중 하나가 잔디 문제 아닌가. 피치가 좋지 않아 심판들도 부상 걱정하면서 경기를 뛰는 경우가 많다. 그런 부분이 좀 개선이 되었으면 좋겠다."
- K리그 1 심판도 심판만 해서는 생계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들었다.
"K리그는 매일 열리지 않고, 주 2회가 최대치다. 이런 식으로 심판 배정받아 활동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프로 심판, 아마추어 심판을 다 합쳐도 우리나라에서는 심판에만 매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다른 직업을 가진 상태에서, 자기 업무에 방해받지 않는 선에서 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다."
- EPL은 어떤가.
"그곳은 전원 전업 심판이다. 한 경기에 투입되는 비용, 기대 수익 등이 엄청나기에 심판 인력도 전문적으로 운영한다. 그만큼 축구 산업이 고도화한 것이다."
- 실례가 안 된다면, 심판 이외에 본인의 직업을 물어봐도 될까.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제 전공을 살려서, 축구 관련 다양한 업무를 하면서 프리랜서로 지내고 있다."
-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
"먼저 심판 생활을 오래 하는 것이다. 다음은 제가 도전할 수 있는 무대까지 최선을 다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전진하는 것이다. 나중에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열심히 심판을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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