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세, 미국의 4배, 4월 2일 전세계에 상호관세"
"미국 투자 조선업체에 세제 혜택...반도체법 폐지"
"젤렌스키, 광물협정 서명 준비 서한 보내와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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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국과 협력 가능성이 큰 미국 조선업에 투자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고, 한국의 관세가 미국보다 평균 4배 높다며 4월 2일부터 전 세계 수입품에 상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광물 협정에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는 서한을 보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1시간 40분 동안 한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한국의 정치 상황이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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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세, 미국의 4배...4월 2일부터 전 세계 수입품에 상호 관세 부과"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파이프라인과 가스 수출 터미널을 통해 알래스카 북쪽 경사면에서 아시아로 천연가스를 운송하는 440억달러(64조2300억원) 규모의 계획과 관련, "일본, 한국,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 각각 수조 달러를 투자하면서 우리의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정책에 대한 대응책으로 미국에 대한 무역흑자액을 줄이기 위해 알래스카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또는 개발 참여 옵션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최종 확정 단계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부터 상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그 사례 중 하나라 한국의 평균 관세가 미국보다 4배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4배나 높다. 우리는 한국을 군사적으로 그리고 아주 많은 다른 방식으로 아주 많이 도와주는데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우방이 이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무역 가중 평균 관세율은 8.4%로 미국의 약 2.2%의 4배에 해당한다. 하지만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미국 제품에 대한 한국의 무관세 비율은 98%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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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선업에 호재, 반도체업에 악재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조선산업 재건과 관련, "백악관에 새로운 조선 (담당) 사무국을 설치하고, 이 산업을 원래 있어야 할 미국으로 가져오기 위해 특별 세제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기에 초당적으로 제정된 반도체법 폐지 방침을 밝혔다. 그는 "반도체법과 남은 것은 모두 없애야 한다"며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을 향해 "그 돈으로 부채를 줄이거나 다른 어떤 이유든 원하는 대로 사용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수천억 달러를 (보조금으로) 주지만 아무 의미도 없다"며 반도체 기업들이 고율 관세를 회피하려고 미국 공장 건설에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 주요 사례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반도체 수탁생산)인 대만 TSMC가 전날 백악관에서 향후 4년간 미국 반도체 공장에 1000억달러(146조원)를 추가해 총 1650억달러(241조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사실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법 폐지 방침을 거듭 밝힘에 따라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한 삼성·SK하이닉스 등에 일정 부분 타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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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광물 협정에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서한을 "조금 전에 받았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서한에서 "우크라이나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돼 있다. 우크라이나인보다 평화를 더 원하는 사람은 없다"고 적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2월 28일 백악관 회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맹비난하고, 3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를 동결할지 며칠 만에 화해 메시지를 보냈다며 이 언급이 이날 연설의 "첫번째 진짜 뉴스"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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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긴 선거 유세 연설로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연설이 의회 연설의 한계를 뛰어넘어 장시간 진행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집권 43일 만에 역대 행정부가 4년 또는 8년 동안 한 일을 했다며 호응하지 않는 민주당 의원들을 힐난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 다수가 야유를 보냈고, 존슨 의장은 연설 시작 약 6분 만에 경고를 무시하고 자리에서 일어선 채 계속 큰소리를 치는 앨 그린 민주당 하원의원(텍사스주)에 대해 퇴장 명령을 내렸다. 이후 다수의 민주당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도중 자진 퇴장하면서 미국 사회가 양분됐음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