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GMA, 준공식 앞둬…핵심 역할
전문가 "정치 휘둘리지 않아 안정적"
|
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시장서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는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13만881대의 차량을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2월 기준 가장 많은 판매량으로, 토요타나 혼다, 포드 등 주요 경쟁 업체들의 판매량 감소에도 현대차·기아는 판매량이 늘었다.
브랜드 별로 보면 현대차는 전년 대비 4.1% 늘어 6만7578대 팔렸고, 기아는 6만3303대로 7.2% 상승했다. 특히 미국 내 친환경차 판매는 규모와 비중 모두 늘렸는데, 지난달 친환경차는 총 2만5688대 팔려 지난해 2월 보다 27.8% 상승했고, 판매 비중 역시 20.2%로 4%P 올랐다.
이같이 미국 시장에서 역대급 행보의 현대차그룹이 당면한 과제는 눈앞에 다가온 트럼프 발 관세 대응이다. 당장 지난 한 달간 유예됐던 멕시코·캐나다산 관세가 예정대로 진행되며 상황은 더욱 긴박해지고 있다. 다음 달 2일에는 모든 수입차에 대한 25% 관세 발표도 앞두고 있어, 현대차그룹 역시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이에 공급망을 미국 현지 생산을 중심으로 재편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이 연일 미국 행정부와 소통과 현지 투자를 강조하는 것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
그는 최근 취임 후 첫 주주서한에서 "중요도가 높은 미국 시장에서 현지화 전략을 통해 향후 정책 변화가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화려한 데뷔'를 앞둔 미국 조지아 주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공장 건립에만 약 8조원을 투입한 바 있는데, 업계에선 본격 가동 시 30만대에서 최대 50만대까지 생산이 가능한 HMGMA이 트럼피즘 2.0 시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차량도 생산할 수 있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기존의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까지 합치면 현지 생산대수는 약 110만대로 전체 판매량의 약 70%에 달한다. 특히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투자가 결정된 해당 공장의 준공식 시점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부과를 앞둔 상황과 맞물리며 그 의미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은 HMGMA가 정치적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그룹 차원에서 보면 HMGMA는 향후 장기적으로 대외적인 관세 정책에 자유로울 수 있다"며 "결국은 다른 정치적 상황에 따라 매출이 좌우되지 않고, 제품 경쟁력만 신경쓰면 되는 만큼 안정적인 기반의 토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지 생산이 불가능한 물량에 대한 수익성 확보도 중요한 과제라는 지적도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지 판매를 최대로 늘린다고 해도 50만대 정도는 국내에서 수입해야 한다"며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이 올라갈 테고, 그렇게 되면 미국 판매가 부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닥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난 몇 년간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구조도 잘 분석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