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행수륙재의 공동체적 가치, 무차평등 정신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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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진관사와 사단법인 진관사수륙재보존회는 27일 오후 서울 진관사 한문화체험관 지하 1층 흙다움에서 '제1회 수륙재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를 위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진관사 국행수륙재는 조선을 대표하는 왕실 수륙재로 칠칠재(七七齋·49일 지내는 재) 형식을 띤다. 2013년 12월 국가무형무산으로 지정됐으며 불교의 자비 정신과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세미나는 '수륙재와 인류무형유산의 공동체성'이라는 주제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진관사 국행수륙재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조명하고, 의례공동체의 역할과 의미를 논의했다. 행사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문화부장 혜공스님, 진관사 회주 계호스님·주지 법해스님, 어산어장 인묵스님, 비구니 어산어장 동희스님,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 김미경 은평구청장 등 100여 명이 함께했다.
세미나는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이자 수륙재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임돈희 교수의 '유네스코 무형유산 정책과 공동체성' 기조발표로 시작했다. 이어 구미래 불교민속연구소장이 '수륙재의 역사와 의례에 담긴 공동체적 가치'를, 함한희 무형문화연구원장이 '진관사 국행수륙재의 사회문화적 의미-민족지적 접근을 통한 분석'를, 김지영 서울대 비교문화연구소 객원연구원이 '진관사 국행수륙재 의례공동체의 변화와 의례공간의 재구성'를 주제로 발표했다. 발표 후 심승구 서울시 무형유산위원회 위원을 좌장으로 종합토론을 진행했다.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진관사의 특별한 역사 중 꼭 우리가 기억해야 할 부분은 중요한 고비마다 애국심을 발휘해 나라의 앞날을 밝혔다는 점"이라며 "앞으로 진관사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찾게 하고 고단한 삶을 어루만져주는 치유의 공간, 영원한 마음의 정원으로 큰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주제 발표에서 구미래 소장은 국행수륙재에 담긴 '공동체 정신'을 눈여겨 볼 것을 주문했다. 구 소장은 "수륙재는 파편화·개인화된 시대에 주변을 돌아보고 인류와 함께 지어온 공업의 문제를 직시하게 만드는 힘을 지낸 의례"라며 "죽은 자를 위한 수륙재에 머물지 않고 현세에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들을 돌아보는 일이 참된 수륙재의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다른 주제 발표자인 함한희 원장은 진관사 국행수륙재의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유네스코가 제시하는 무형문화유산 등재요건으로 전통성과 지속성, 집단적 정체성, 참여와 협력의 가치를 꼽았다.
함 원장은 "진관사 국행수륙재는 조선시대 국가 차원의 천도재로 자리매김한 이래 20세기 중반 전쟁과 사회 변화 속에서도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승가뿐만 아니라 신도회, 지역사회 등의 협력체계가 구축됐으며, 이는 유네스코가 규정하는 무형유산 공동체의 개념과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함 원장은 "진관사 수륙재의 특징은 무차평등(無遮平等) 정신을 실천한다는 점"이라며 "이는 사회적 위계와 신분을 초월한 공동체적 연대형성으로 나타나며, 최근에는 비구니 어산의 탄생과 함께 불교의례 내에서 성별 평등을 실천하는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특정 의례의 지속성을 넘어 무형유산이 시대와 함께 발전하며 공동체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앞서 총무원장 진우스님도 치사를 통해 진관사 국행수륙재가 과거의 유물이 아닌 현재 살아가는 대중을 위한 의식이란 점을 강조했다.
진우스님은 "국행수륙재는 단순한 불교 의례가 아니라 고통받는 모든 존재를 위로하고 그들에게 안식을 주며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공존과 화합의 가치를 일깨우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그렇기에 국행수륙재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다면 인류 문화 속에 공동체 의식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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