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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당 문화 알림이’ 민족종교인 한재우, 한시·한글 시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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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5. 02. 21. 23:07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사무총장으로 활동
오언·칠언 절구 전통 한시, 한글로 번역
"치열하게 사는 우리에게 주는 댕기 머리 소년의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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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족종교협의회 한재우 사무총장이 자신이 쓴 시집 '달빛이 사랑스러워 쉬이 잠들지 못하였답니다'를 소개하고 있다./사진=황의중 기자
한민족 전통문화를 계승·전달하는 21세기 서당 훈장이 직접 쓴 한시(漢詩)를 한글 번역과 함께 내서 눈길을 끈다.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한재우 사무총장의 시집 '달빛이 사랑스러워 쉬이 잠들지 못하였답니다'는 전통 한시 수십 편이 수록됐다. 다섯·일곱 글자로 네 단락으로 기승전결을 이끄는 오언절구(五言絶句)·칠언절구(七言絶句) 방식의 이 한시들은 자연 풍경, 풍속, 세상사, 공부하는 마음 등을 다뤘다.

한재우 사무총장은 전통 한복 차림으로 알려진 민족종교인 갱정유도의 최고 지도자(도정) 고(故) 해평(海平) 한양원 선생의 아들이다. 서울 송파구에서 태어난 그는 여덟 살이 되던 해, 집 근처 학교가 아닌 지리산 산속 깊은 서당에 들어간다. 부친인 한양원 선생이 "다가올 미래에는 세계 인류가 한반도를 주목할 것이다. 그때 우리의 전통문화, 전통종교, 전통교육 그리고 우리의 얼을 살리고 전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부친의 바람에 따라 한 총장은 스무 살이 되던 해까지 '사서삼경(논어·맹자·대학·중용·서경·시경·역경)' 등 동양 고전을 공부했다. 이후 서당 훈장님으로서 도심 속 아이들에게 인문학 강의를 펼쳤으며, 대한민국의 인성 교육과 예절 문화 진작을 위해 (사)한국전통서당문화진흥회를 운영하고 있다.

겨레얼살리기국민운동본부 사무총장이기도 한 그는 민족의 '얼'(정신·혼)을 말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람의 속내를 보지 못하니까 사람의 겉모습인 '꼴'만 보지만 핵심은 꼴에 있는 게 아닌 얼에 있다"며 "사람이 얼이 없다면 얼빠진 사람이 된다. 국가와 민족에게도 얼이란 게 있다. 얼빠진 민족, 얼빠진 국가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겨례얼은 상생과 평화를 추구하는 '홍익인간' 사상이다. 서당은 이러한 겨레얼을 지켜내는 교육장이며, 그의 한시는 서당의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한 사무총장이 서당 공부 시절 지은 시를 오늘날 다시 소환한 것을 두고 "치열하게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서당의 댕기 머리 소년의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작은 항아리처럼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 속에서도 무릉도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별천지>
武陵壺中天 항아리 속 세상 무릉도원에
仙人香茶煎 향기로운 차 내리는 선인이 있었지요
良宵讀又詠 아름다운 밤이라 읊조리기 좋고
好月愛未眠 달빛이 사랑스러워 쉬이 잠들지 못하였답니다 (13쪽)

책과 나무. 182쪽
제목 없음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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