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예외 시사하다 입장 선회
李 대표 "국힘 발목잡기 때문" 주장
내일 국정협의회… 타협점 못 찾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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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전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에서 반도체특별법을 합의하는 데 실패했다. 이날 에너지3법은 여야 합의로 소위 문턱을 넘었지만, 반도체특별법은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두고 민주당의 반대에 처리가 무산됐다.
앞서 이 대표는 최근 당내정책토론회에서 "'특정 산업 R&D 분야 고소득 전문가가 동의할 경우 예외로 몰아서 일하게 해주자는 게 왜 안 되냐'고 하니 할 말이 없더라"라고 언급했다. 이는 이 대표가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노동계의 강한 반발에 민주당은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제외한 반도체특별법을 처리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 같은 행보에 '이재명의 거짓말리스트가 늘어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요즘 '성장'을 외치는데 정작 성장하는 것은 이 대표의 '거짓말 리스트'뿐"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미국·영국 등 선진국은 특정 고소득 직군의 근로시간 유연성을 보장하는 반면 우리는 낡은 제도에 가로막혀 첨단산업 역량이 저하되고 있다"며 "민주당이 주 52시간제 예외 조항을 반대하는 것은 자신도 못 지키는 법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위선이자 폭력"이라고 맹비난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대한상의의 조사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한 후 기업 연구부서들의 75.8%가 성과가 줄었다고 한다"며 "이런 폐해가 드러났음에도 민주당은 민주노총 같은 강성노조와 일부 의원의 반발로 반도체법 처리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반도체특별법이 통과되지 못한 것은 여당의 발목 잡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SNS에 "주 52시간제 예외는 노동 총량을 유지하되 탄력적인 근로시간 조정을 어느 선까지 허용할 것인가의 문제다. 노사 간 오해를 풀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답을 찾으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이 망가지더라도 민주당이 하자는 것은 기어코 발목 잡아야겠다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여야는 오는 20일 국정협의회에서 반도체특별법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주 52시간제 예외 조항을 놓고 양측 입장이 좁혀지지 않아 의견이 겉돌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정협의회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대표가 참석한다.
여권 원내 관계자는 "(반도체특별법 합의를 놓고) 민주당의 제자리걸음에 반도체 업계가 시간제한의 족쇄를 풀어달라고 정치권에 호소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지금처럼 의견을 고집하면 합의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