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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년의 잡초이야기] 봄처녀 제 오시네, ‘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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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2. 13. 18:56

봄처녀
냉이를 캔 바구니를 들고 있는 봄처녀
새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立春)이 지나고 우수(雨水)가 목전이다. 요즘 따라 시간 지나가는 것이 많이 아쉽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봄은 기다려진다.

봄 하면 떠오르는 것이 봄나물이고, 그 대표적인 것이 '냉이'다. 냉이는 '봄에 먹는 인삼'으로 불릴 만큼 단백질 함량이 많고,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냉이 특유의 향긋한 맛은 된장국에 넣어도, 무침으로 먹어도 입맛을 금방 돌게 하는 매력이 있다. 한 입만 품어도 겨우 내내 지친 몸이 봄기운으로 확 살아나는 느낌이다.

봄을 이야기할 때 상큼한 냉이 같은 '봄처녀'를 빼놓을 수 없다. 이제는 옛 노래가 되어버린 이은상 작시·홍난파 작곡의 '봄처녀'는 가사만 읖조려도 봄처녀가 문 앞에 와 있는 듯 마음이 설레어 온다.

겨울을 지나 기지개를 켜는 이른 봄밭에서 봄나물을 캐는 할머니, 아낙네는 너나없이 그 옛날의 봄처녀가 된다. 봄바람은 봄나물의 향기를 더욱 달콤하게 하고, 그 봄내음은 봄처녀의 흥얼거림을 더더욱 어여쁘게 한다.

봄냉이를 한 소쿠리 가득 캐어 수줍게 건네주던 그 시절의 동네 누이가 그립다. 머리가 희어지고 주름이 깊어진 초로(初老)의 신사가 봄처녀를 마음에 담고 있다고 누가 뭐라 하랴. 봄처녀는 가슴 한켠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추억이자 미래의 희망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새봄을 맞아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봄처녀와 냉이를 가슴에 담는 이유다.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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