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윳값 16주 연속 상승세…서민 유류비 부담 고려
올해도 세수결손 우려…정부 재정운용에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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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서울 양재 하나로마트에서 열린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2월 말 종료되는 유류세 인하조치를 4월 말까지 2개월 연장해 유류비 부담을 덜어드리겠다"고 밝혔다.
유류세 인하 조치로 현재 휘발유에는 리터(ℓ)당 698원, 경유는 448원이 세금이 부과된다. 인하 전과 비교하면 휘발유는 ℓ당 122원, 경유는 133원 싸다. 유류세 인하 조치는 2021년 11월 처음 시행된 후 2~6개월 기간으로 연장을 이어왔고, 지난 12월 시행된 13번째 연장이 이달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이유로 2022년 7월부터 휘발유와 경유의 유류세 인하 폭을 37%까지 확대했다가 2023년부터 휘발유 인하 폭을 25%로 낮췄다. 지난해 7월부터는 휘발유와 경유의 인하 폭을 각각 20%, 30%로 축소했고 11월부터는 휘발유 15%, 경유 23%로 인하 폭을 더 내린 뒤 일몰 기한을 연장해 왔다.
이번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은 최근 상승세로 돌아선 물가 흐름을 고려해 서민들의 유류비 부담을 완화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2% 상승하며 5개월 만에 2%대로 다시 올라섰다. 특히 석유류가 7.3% 올라 작년 7월(8.4%)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실제로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0월부터 16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5일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732.99원이다. 특히 서울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01.77원으로 지난달 21일 이후 1800원대를 웃돌고 있다.
다만 경기 악화로 올해도 세수결손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은 정부에게 큰 부담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예산안을 짜며 올해 국세수입을 382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4조7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경기 여건이 악화하면서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양도소득세 등 주요 세수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2023년과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세수펑크'가 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조치가 올해도 계속 이어지면 정부는 추가로 수조 원의 세수 감소를 감내해야 한다. 정부는 올해 교통·에너지·환경세 수입을 15조1048억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올해 유류세 인하조치를 조기에 종료한다는 전제로 세운 세입 안이다. 하지만 저성장 기조와 최근 고유가, 고환율 등을 고려하면 올해도 유류세 인하조치 종료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작년에도 정부는 유류세 인하조치 종료를 전제로 예산을 짰지만 결국 수조 원의 세수 감소를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