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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양심 가지고 주장 표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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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5. 01. 21. 14:33

최근 폭력 사태 언급하며 심각한 우려 표명
"중앙선명상센터, 선센터 아닌 중앙 연구기관"
자원봉사자 육성 및 전통 문화교류 등 사업 준비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5397
아시아투데이 박상선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2025년 사업 계획과 종단 운영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이후 벌어진 서울서부지법 폭력 사태에 대해 "용납돼선 안 될 일"이라고 지적하며 "양심을 가지고 자기주장을 표현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진우스님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최근 극심해지고 있는 사회적 갈등과 혼란을 지적하며 이 같은 우려를 표했다.

진우스님은 "양심보다 욕심이 과해지면 양심을 접고 과격한 언행이나 행동으로 표출될 수가 있다"며 "모든 곳에는 원인이 있다. 원인을 잘 찾아서 그런 것들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도록 바로 세우는 일도 필요하다. 불교계는 국민의 불안을 어루만지고 폭력적인 생각을 가진 분들이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은 종단의 한해 운영 계획과 비전을 발표하는 자리였지만,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종교지도자로서 진우스님은 불안정한 시국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22년 9월 28일 취임한 진우스님은 올해로 임기 3년 차에 접어든다. 조계종 총무원장의 임기는 4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 연임에 성공하지 못한다고 한다면 선거를 앞둔 임기 4년 차를 제외하고는 올해가 사실상 종단 운영의 비전을 펼칠 마지막 시기인 셈이다.

진우스님이 이끄는 제37대 집행부는 선명상 포교와 젊은 불자 확보, 출가자 증가, 체계적이고 일원화된 승가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선명상 활성화를 위해 서울 성북구 안암동 개운사 부지에 중앙선명상센터 건립을 추진한다. 사업비가 약 190억원이 투여될 중앙선명상센터는 선명상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연구소로서 역할을 한다. 전국에 있는 사찰 명상센터나 국제선원과 달리 수행 공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선명상을 체계화시키고 과학적으로 프로그램을 연구하는 중앙 연구기관인 셈이다. 과거 자승 전 총무원장 때 건립한 목동국제선센터가 당초 기대했던 국제선센터의 역할은 하지 못하고 도심 속 직영사찰에 머문 것을 전례 삼은 것으로 보인다.

진우스님은 "목동국제선센터 사례를 반면교사 삼을 것"이라며 "안암동 중앙선명상센터는 프로그램 개발·보급·점검하는 중앙 관리센터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진우스님은 지난달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언급하며 "사회적 자비를 실천하는 자원봉사자 육성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기금을 조성해 자원봉사자의 활동을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연례행사인 불교박람회나 부처님오신날(5월 5일) 즈음에 열릴 연등행렬 등 불교문화 행사에서는 젊은이들과 공감하는 '힙한 불교'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2025년 가을 열리는 APEC(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 회의 기간에 맞춰 경주 불국사·석굴암 일대서 사찰음식, 선명상 체험 등 전통 문화교류 행사를 추진한다.

진우스님은 코가 지면의 바위에 닿을 듯 말 듯 한 상태로 엎어진 채 발견돼 '5㎝의 기적'으로 불리는 경주 남산 마애불상을 바로 세우는 구상에 관해서는 "상반기에 국가유산청과 경주시의 입불 모의실험이 완료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1994년 종단 개혁 이후 만들어진 총무원·포교원·교육원 3원 체제를 없애고 총무원 직할 일원 체제로의 종단 운영 시작은 오는 4월부터 한다. 불필요하게 나눠진 칸막이를 없애고, 효율성을 높여 빠르게 시대의 흐름에 대응하겠다는 것이 진우스님의 복안이다.

진우스님은 "포교원과 교육원으로 나눠진 시스템으로는 그동안 한계가 있었다"며 "불교가 매력이 있어야 포교가 되고, 포교가 돼야 종단이 유지된다. 신행단체 등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고 승려 교육을 체계적이고 일원화시키는 작업도 하겠다"고 말했다.

회견을 마무리하면서 진우스님은 "우리 종단은 국민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고통받는 곳, 소외된 국민 곁에서 든든한 도반으로 서겠다"며 "한국불교의 발걸음에 많은 경책과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5394
아시아투데이 박상선 기자 = 합장 인사하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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