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출장서 SK 미래 본 최태원, 트럼프 출범 후 전용기 더 띄울 듯

재작년 부산 엑스포, 지난해 AI 현장 이어 올해 노선 주목
CES로 AI 행보 이어 다음달 美 정재계 인사 만날 가능성
국제사회에서도 존재감 높여 "성과기반금융 기업에 도움"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의 회장이 전날 한 아침 방송에 나와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대한상의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반년 앞두고 장기 출장길에 올라 SK그룹의 미래 먹거리와 리밸런싱 향배까지 큰 그림을 그려 온 최태원 회장이, 상반기 더 잦은 글로벌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최 회장은 주요 사안이 있을 때마다 현장을 통해 해결하는 행동파 경영인으로 꼽힌다. 지난 2023년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선 거의 매달 해외 출장길에 올랐으며, 지난해는 글로벌 주요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수장들을 직접 만나 협업을 모색했다. 가뜩이나 정책 불확실성이 넘쳐나는 이때 AI 향배와 관세 영향을 대처하기 위해 전보다 정교하고 실질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20일 최태원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SK사회적가치연구원은 세계경제포럼(WEF) 슈왑재단과 록팰러 자선 자문기관과 함께 기업의 사회문제 해결 성과 기반 금융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기업이 경제적 성공에 이어 사회·환경 해결 문제에 대한 압박도 받는 만큼 '성과기반 금융'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내용을 골자로, 관련 글로벌 시장 규모를 약 269조원(1850억 달러)로 추정했다.

그간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신기업가 정신'에 대해 전도사 역할을 자처 해 온 최 회장이다. 기업의 사회적 선순환에 확실한 동기부여를 해 줄 '성과기반 금융'을 국제사회에 전파하고자 글로벌 행보를 마다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최 회장은 최근 글로벌 '경제연대'의 중요성에 대해 피력하며 변화를 위한 주도적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한 바 있다.

WEF(세계경제포럼) 슈왑재단·SK사회적가치연구원·록펠러 자선 자문기관 공동 보고서 표지. /SK사회적가치연구원

당장 다음 달 최 회장의 미국 출장길이 유력하다. 최종현 SK 선대회장 20주기를 기념해 설립된 최종현 학술원이 매년 미국에서 12월에 진행했던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는 지난해 열지 않고 올 2월에 진행한다. 재계에서는 트럼프 취임식을 고려해 일정을 조정했다고 보고 있다. 최 회장은 행사에 매번 참석해 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TPD를 통해 현지 다양한 정재계 인사들을 만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그룹은 연말부터 주요 조직에 미국 정부 출신 인사를 앉히며 대관 역량을 강화해 왔다.

단순 인맥을 늘리고 릴레이션십 하는 자리에 그치기 보단 실질적 비즈니스의 장이 될 거란 기대도 크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기술 전시회 CES 방문에서 최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만나 지금보다 더 강력한 협업 의지를 다졌고 다수의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만나 SKC 유리기판 세일즈에 성공하기도 했다.

3월에는 세계 3대 전자제품 전시회인 MWC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다. 최 회장은 지난해에도 현장에서 주요 부스를 돌아본 바 있어 올해도 직접 갈지 주목된다. 다만 지난해에는 최 회장의 행보 대부분이 AI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올해도 참석할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SK그룹은 현재 최 회장 일정과 관련해서는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