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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러산 천연가스관 흐름 차단...로이터 “유럽서, 러 가스시대 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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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1. 02. 07:07

우크라 정부, 자국 통한 러산 천연가스 공급 중단
젤렌스키 "에너지 무기화 러, 유럽 시장 잃어"
러의 유럽 가스 점유율, 전쟁 전 40%서 3%로 급락
로이터 "유럽서 러산 가스 시대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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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서부 리비우 지역의 빌체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유럽 최대 규모의 빌체-볼리츠코-우헤르스케 지하 가스 저장 시설의 파이프라인으로 2014년 5월 21일(현지시간) 찍은 사진./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정부는 1일(현지시간) 자국 영토를 통해 유럽으로 가는 러시아산 천연가스 가스관 흐름을 막았다고 밝혔다.

헤르만 할루셴코 우크라이나 에너지부 장관은 텔레그램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 가스 경유를 중단했다"면서 "이는 역사적인 일로 러시아는 시장을 잃고 있으며 재정적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유럽은 이미 러시아산 가스를 단계적으로 퇴출하기로 결정했고, 이는 우크라이나가 오늘 취한 조치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 우크라 정부, 자국 통한 러산 천연가스 공급 중단
젤렌스키 "러 수십억 달러 버는 가스관 이용 불허...에너지 무기화 러, 유럽 시장 잃어"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도 성명을 통해 "모스크바 시각으로 1일 오전 8시를 기해 러시아산 가스의 우크라이나를 통한 공급이 중단된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는 가스프롬과 체결한 우크라이나 우렌고이 가스관의 5년 사용 계약을 전날 종료하고 갱신하지 않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에너지를 무기화하고, 파트너에 대한 냉소적인 협박에 의존한 결과 러시아 정부는 가장 수익성이 높고, 지리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시장 중 하나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러시아 정부가 우리의 '피와 시민의 목숨'으로 수십억 달러를 더 벌기 위해 가스관을 이용하는 걸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조치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로부터 받던 연간 약 8억달러(1조1774억원)의 운송 수수료 손실을, 가스프롬은 약 50억달러(7조3590억원)의 판매 손실을 각각 볼 것으로 예상된다.

Russia Ukraine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가스프롬 본사인 비즈니스 타워 라흐타 센터(지상 87층·462m) 모습으로 2022년 4월 27일(현지시간) 찍은 사진./AP·연합뉴스
◇ 러의 유럽 가스 점유율, 전쟁 전 40%서 3%로 급락...로이터 "유럽서 러산 가스 시대 끝나"

러시아는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략하기 전 발트해·벨라루스~폴란드·우크라이나·흑해~튀르키예~불가리아(투르크스트림) 등 4개의 가스관을 통해 유럽연합(EU) 회원국이 사용하는 천연가스의 거의 40%를 공급했었다.

러시아는 전쟁 발발 한달 뒤 루블화 지불 요구를 둘러싼 분쟁으로 벨라루스~폴란드 경유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 대부분을 차단했으며 발트해를 지나는 노르드스트림은 2022년 의문의 폭발 사건으로 폐쇄됐다.

지난해 약 5%를 공급하던 우크라이나 가스관도 이날 폐쇄되면서 가동되는 가스관은 투르크스트림뿐이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EU 시장 점유율이 약 8%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로 그 점유율은 약 3%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조치로 유럽에서 러시아산 가스 시대는 끝났다며 노르웨이·미국·카타르산 가스가 대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경우 가스관으로 러시아 천연가스를 공급받던 오스트리아·슬로바키아는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해 왔다.

슬로바키아는 올해 아제르바이잔에서 천연가스 구매를 시작하고, 폴란드로부터 가스관을 통해 미국산 액화 천연가스(LNG)를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슬로바키아 국영 가스업체 SPP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비해 독일과 헝가리를 경유하는 가스관 등 대체 경로를 통해 모든 고객에게 가스를 공급할 준비를 마쳤으나 추가적인 운송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슬로바키아의 로베르트 피초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가스 수송 중단은 러시아 연방이 아닌 EU의 우리 모두에게 극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조치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국가는 EU 후보국 몰도바라고 AP는 전했다. 가스프롬은 지난달 7억9000만달러(1조1630억원)에 육박하는 미지급 부채를 이유로 이날부터 몰도바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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