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죄' 딴목소리 내며 당내 혼란
당내 "자신의 '인기몰이'만 신경"
홍준표 "탄핵됐으니 그만 사라져라"
|
16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지난 14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에도 당대표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탄핵반대' 당론을 어기고 친한계 의원들의 이탈표를 막지 못했다는 당내 비판이 쏟아졌고, 급기야 최측근인 장동혁·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전원이 사의를 표하면서 사실상 당대표직에서 물러나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 같은 사태는 한 전 대표의 리더십이 부재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당일인 지난 3일 한 전 대표와 추경호 전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장소를 두고 엇박자를 냈고, 탄핵에 반대하는 친윤계 의원들을 향해서는 '탄핵 반대'와 '탄핵 찬성'이라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며 리더십 부족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5당이 주장하는 '내란죄'에 한목소리를 내며 당내 혼란을 키웠다. '질서 있는 퇴진'을 이끌며 당정이 공동으로 난국을 타개해 나가야 한다는 구상을 밝혔지만, 야당의 주장을 그대로 친한계에 이식하면서 친윤계와 당원들의 반발을 샀다. 결과적으로 윤 대통령의 탄핵 2차 표결에서 12개의 가결표가 나왔고, 이는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당 원로로 통하는 홍준표 대구시장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 전 대표를 겨냥해 "소원대로 탄핵 소추됐으니 그만 사라져라"라고 지적했고,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한동훈 지도부의 사퇴 이유는 차고 넘친다. 윤 대통령의 비이성적 계엄선포 판단까지는 집권당 대표로서 사사건건 윤 대통령에게 총부리를 겨눈 당신의 책임도 크다"라는 비판을 내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전 대표는 비대위원장으로 국민의힘에 발을 들여놓은 첫날부터 오직 당정과의 화합보다는 자신의 '인기몰이'에 신경을 썼고, 당대표라는 직함을 잊은 채 항상 대권후보라는 생각만을 강조하며, 당원들의 의견을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올해 초 2월 총선을 앞둔 시점에는 자신이 데려온 김경율 비대위원은 김건희 여사를 공격하는 야당에 편승해 '마리앙투아네트'라고 깎아내리며 용산과의 설전을 벌여왔다"며 "결과적으로 총선에서 대패했고 자숙할 시간도 안 가진 채 당대표로 나섰다. 결과적으로 지금의 탄핵사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과거로 돌아가면 한 전 대표의 리더십 부재는 더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의정갈등 사태 때도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의료정책을 정면으로 반대했다. 여·야·의·정 협의체를 제안했고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라는 카드까지 꺼내들었지만 의료계를 설득하는 등의 성과는 내지 못했다. 오히려 의료계는 여·야·의·정 협의체를 떠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한 전 대표의 사퇴로 이어진 모든 상황이 대권주자라는 타이틀을 달기에는 미흡할뿐더러, 이제는 더 이상 정치에 복귀하기 어렵다는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광역시장 출신이자 국민의힘 다선 의원을 했던 한 원로는 "한 대표의 배신의 딱지는 영원히 보수국민 마음속에서 떠나가지 않을 것이다. 당을 구렁텅이에 몰아넣은 괴물이다"라면서 "이미 한 대표는 정치생명이 끝났다. 오늘로써 '배신의 아이콘'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우리 당(국민의힘)이 비상계엄을 잘됐다고 윤 대통령의 탄핵을 막으려는 것이 아니었다. 이를 더 잘 극복해서 혼란을 수습하고 마무리를 지으려 했던 것이었지만 한 대표는 전략상 부재, 오직 자신의 대권만을 생각하고 행동했다. 이는 리더로서 자질이 없는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