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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에 위기 맞은 제주 감귤… 농식품부, 이상기후 대응력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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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록 기자

승인 : 2024. 11. 18. 17:55

[르포] 제주 감귤 거점 가보니
극조생종 중심 열과 피해 발생
전년比 노지감귤 입고 물량 줄어
연내 '기후 위기대책' 수립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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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후 '2024년 제주국제감귤박람회'에서 감귤따기 행사를 위해 마련돼 있는 감귤. /공동취재단
지난 14일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일대. 이곳에서는 전날부터 오는 19일까지 '2024년 제주국제감귤박람회'가 진행된다. 박람회장을 찾은 국내·외 관람객들은 감귤 품평회·감귤따기·감귤 치유프로그램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며 제주 감귤을 피부로 느꼈다.

이날 오후 방문한 박람회는 '감귤로 완성하는 국제평화도시, 제주특별자치도'를 주제로 올해 12회차를 맞았다. 국제행사는 3년마다 열리는데 올해로 4회차다. 12개국 해외 바이어를 대상으로 한 제주 감귤 수출상담회도 진행됐는데 이날 기준 24만8900달러(한화 약 3억4746만원)에 달하는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제주는 국내 최대 감귤 주산지로 '제주 감귤'이 갖는 상징성은 특산품을 넘어 지역 아이덴티티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최근 기후위기로 감귤 재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제주와 감귤의 관계성이 옅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람회장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제주남원농협 거점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서는 올해 생산된 극조생종 및 조생종 감귤 선별작업이 한창이었다. 컨베이어벨트에서 착색·크기·흠집 및 부패 여부 등을 확인한 감귤은 규격별로 상자에 담겼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감귤이 보였지만 올해 예상보다 길어진 열대야 등 영향으로 현재 입고되는 물량은 전년 대비 줄었다. 제주도 감귤유통과에 따르면 2024년산 노지감귤 열과 피해는 극조생종을 중심으로 발생해 생산량이 전년 수준이거나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종호 제주남원농협 유통사업소 과장은 "이상기후 때문에 열과 피해가 있었고 9~10월에는 일주일 내내 비가 올 때도 있었다"며 "열대야가 길어지면 착색이 잘 되지 않고 귤 나무가 비를 많이 맞으면 과실이 (수분을 먹어 상품과 이상으로) 커져버린다"고 말했다.

이어 "관측상 상품 비율을 40만톤(t) 예상했는데 그것보다 한창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7~9월 제주 평균기온은 28℃로 전년 대비 4.87% 상승했다. 폭염일수는 21.4일로 지난해 6.6일보다 3배이상 길었다. 같은 기간 열대야일수는 64.3일로 지난해 37.5일과 비교하면 한 달가량 길었다.

이상기후로 농업생산에 불확실성을 증가하고 있는 만큼 농림축산식품부는 관련 대응력을 키워나갈 방침이다. 전문기관 등과 농산물 주산지 단위 이상기후를 예측하고 수급상황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기후위기대책'을 연내 수립할 계획이다.

아울러 농촌진흥청은 제주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를 설치하고 농업 환경변화 및 재배지 변동 등을 예측해 미래 작물 재배에 필요한 의사결정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온난화연구소는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로 변화하고 있는 흐름에 맞춰 파파야·망고·올리브 등 작물 생산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 연구소 내 마련돼 있는 '온도구배하우스'는 현재부터 2100년대까지의 기후를 조성, 마늘·배추(가을)·무 등 작물의 생육변화를 관찰하고 있다.

한현희 온난화연구소 연구관은 "2050년대에 우리나라는 (면적의) 55.9%까지 아열대 기후로 올라갈 것"이라며 "2100년도가 되면 사과·배추 등의 국내 재배적지가 없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재의 위기상황을 새로운 기회로 삼을 수 있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정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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