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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한 일본도 반했다”… 세계로 가는 현대카드 ‘유니버스’ 기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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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승인 : 2024. 11. 06. 19:51

'테크 토크' 현장 개발 전문가 몰려
처리규모·정확성 등 기술력 뛰어나
'태그' 기술 적용해 소비패턴 예측
수개월 작업 규모 단시간 내 해결

5일 이태원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테크 토크(TECH TALK)'에서 참석자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제공=현대카드


"금융사를 넘어 테크기업으로 업을 전환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데이터 사이언스' 사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현대카드가 자체 개발한 AI(인공지능)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가 금융권 최초로 해외 수출에 성공하면서다. 유럽, 중동, 아시아 등 세계 전역에서 AI 플랫폼 수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현대카드는 AI 인력 충원에 공 들이고 있다.

지난 5일 이태원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테크 토크(TECH TALK)'에선 현대카드의 데이터 사이언스 성과와 기술력을 확인하기 위한 개발자, 데이터 전문가들로 붐볐다. 참석자들의 모든 관심은 단연 '유니버스'로 쏠렸다. 데이터 정보 처리 규모뿐 아니라 정확성과 속도에서까지, 기존 금융사들이 활용해 온 AI 기술력을 넘어섰다는 평이 나온다. 데이터를 정의하고 구조화하는 '태그(Tag)' 기술이 적용돼 보다 구체적인 개인의 '소비 패턴'을 예측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달 17일 일본 빅3 신용카드사인 SMCC에 유니버스를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계약 규모가 수백억원에 달한다. 이 계약이 높게 평가되는 이유는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소프트웨어 수출이자, 깐깐하다고 꼽히는 일본 금융시장에서 이룬 성과기 때문이다.

그만큼 기존 AI 플랫폼과 유니버스의 차별점은 분명했다. 기존 금융사들이 쓰던 AI 플랫폼은 지속적으로 차세대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업데이트했어야 했지만, 유니버스는 이 같은 불편함을 해소했다. 현대카드의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회원사들과의 '데이터 동맹'을 통해 마케팅 과제를 수천 개 규모로 진행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기술이 있어서 가능했던 것이었다.

유니버스의 목표는 '고객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즉 개인의 '소비 패턴'을 보다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 개발에 공들였다는 설명이다. 유니버스는 매년 수백억 효과를 내고 있다. 유니버스 해외 수출을 담당하고 있는 이승용 AI 플랫폼사업실 상무는 테크 토크를 통해 "야심차게 오픈한 시스템들이 시간이 지나고 데이터가 바뀌면 모델 성능은 점점 떨어져,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유지·보수를 해야 하는데 이를 다 감당할 수 없다"며 "유니버스 최대 장점은 기존 모델들을 수개월이 아닌 아주 짧은 시간 내에도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카드의 유니버스 개발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은 정 부회장의 뚝심 덕분이다. 정 부회장이 유니버스 개발을 위해 투자한 자금은 1조원에 달한다. 단기적인 이익 창출이 아닌 장기적인 시각으로 투자를 단행한 결과물이다. 정 부회장은 10년 전인 2015년 디지털 조직을 처음으로 구축했다. 영업이익의 30%가량을 AI와 데이터 기술에 투입하기로 결단한 것이다. 당시 20여 명에 불과했던 인력은 현재 500여 명으로 확장됐다. 정 부회장은 지난 5월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앞으로 5년짜리 비전 접수 안하고 중장기적으로 가려고 한다"며 "시장점유율, 손익은 그에 비해 중요치 않다"고 밝힌 바있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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