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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달 29일 스페인 동부 발렌시아에서 발생한 단시간 기습 폭우로 인해 4일 현재 21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지에선 한창 실종자 수색이 진행되고 있어, 사망자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예정이다. 이번 스페인 홍수 참사는 지난 1973년 3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홍수 이래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스페인 정부는 참사가 발생하자 사흘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하고, 군경찰을 동원해 복구 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생각보다 사태가 심각해 폭우 발생 나흘 뒤인 지난 2일엔 군경찰을 1만명을 추가 동원하기도 했다. 현지 군경찰은 마을을 덮친 진흙을 청소하는 등 복구작업과 실종자 수색 및 혼란을 틈타 발생하는 약탈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치 쓰나미와 같았던 폭우에 휩쓸린 차들이 수십미터 쌓여있는 도로도 있어 복구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스페인은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국제 구호를 요청하지 않았다. 따라서 스페인 북동부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프랑스의 일부 시민단체는 인력 대신 물자만 제공하는 방식으로 스페인 복구에 힘을 보태고 있다.
프랑스 피레네산맥 지역의 한 참사구호 시민단체장인 티에리 벨루는 현지매체 BFM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단체가 스페인 홍수 참사 지역으로 보낸 빗자루·장화·고압력 청소기·발전기 등 구호물자들은 혹시 모를 긴급 재난에 대비해 창고에 예비로 구비해둔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벨루는 "일단 보유한 구호 장비들을 다 보냈으며, 혹시나 현지에서 더 필요한 장비가 있다고 하면 수일 내 추가로 보내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크리스토프 르모안 프랑스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 3일 "스페인 정부에 복구를 돕기 위한 소방대를 이번 주에 보내겠다고 제안했으나 아직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르모안 대변인은 현지에서 개인적으로 참사 현장을 돕는 프랑스 자원봉사자들에 스페인 당국의 구호 지침을 따를 것을 조언했다.
한편 이번에 스페인에서 발생한 홍수는 앞으로 찾아올 기후재앙의 예고편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프랑스 기상학자인 크리스토프 카수는 "참사가 발생한 스페인 남동부처럼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남프랑스에도 언제든지 기후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미 지중해와 맞닿은 프랑스 도시들은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와 심각한 도시화로 인해 집중호우를 더 자주, 강하게 겪고 있다. 기상학자들은 "변화한 기후에 대비하고 적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