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녀(74), 모노드라마 '벽 속의 요정'으로 32개 역 연기...노래 12곡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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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예술대상 연기상과 이해랑연극상, 동아연극상을 수상하고 보관문화훈장을 받은 관록의 노배우 이호재는 오는 1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개막하는 서울시극단의 '퉁소소리'를 통해 관객과 만난다.
조선 중기 문인 조위한의 고소설 '최척전'을 원작으로 한 '퉁소소리'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배경으로 사랑과 이별, 그리움, 재회를 그린 창작극이다. 고선웅 서울시극단장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이호재는 이 연극에서 '노인 최척' 역을 맡아 전쟁으로 고통 받은 조선 민초들의 삶을 재현한다.
이호재는 공연 개막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작품에 관해 "현시대를 투영한 작품"이라며 "400여년 전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지금도 무대에 오르듯 역사는 돌고 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월 1일까지 손진책 연출의 연극 '햄릿' 무대에 올랐다. 후속작으로 창작극을 선택한 이유에 관해 이호재는 "번역극은 다른 나라 말을 우리말로 바꾼 것이지만 창작극은 순수 우리말로 된 작품이라 더욱 매력적이다"고 설명했다.
연극은 주인공 최척이 전쟁으로 가족과 헤어진 뒤 끈끈한 가족애로 이를 극복하며 다시 만나는 여정을 담아낸다. 30년간의 방대한 서사를 그린 이 작품은 중국, 일본, 베트남과 바다, 산 등을 배경으로 시공간을 넘나들며 볼거리를 선사한다. 또한 거문고, 가야금, 해금, 퉁소와 타악 등 전통 국악기로 구성된 5인조 악사가 라이브 연주를 들려준다. 공연은 이달 2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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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벽 속의 요정'은 스페인 내전 당시 30년 동안 벽 속에 몸을 숨기고 살아간 아버지와 딸의 실화를 각색한 작품이다. 일본 작가 후쿠다 요시유키의 원작을 극작가 배삼식이 우리 상황에 맞게 재구성했다. 한국전쟁으로 30년을 벽 속에 숨어 살아온 아버지와 홀로 가정을 지킨 어머니, 벽 속에 요정이 산다고 믿는 딸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성녀는 홀로 무대에 올라 5살 아이부터 아버지, 어머니, 요정까지 32개 역할을 연기하는 동시에 노래 12곡까지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도 47년을 함께 한 남편 손진책이 연출을 맡았다.
50대 중반에 이 작품을 시작한 김성녀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쉰 2020년과 2021년을 빼고 해마다 이 작품을 해왔다. 늦은 나이에 처음 시도한 1인극이라 감정적으로,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았지만, 이 작품은 마당놀이로 잘 알려진 그를 연극배우로 각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
김성녀는 개막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초반에는 활화산처럼 연기했는데 지금은 힘 조절이 가능한 공연이 됐다"며 "마당놀이와 창극 등 다양한 무대에서 많은 역할을 해본 것이 1인 32역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이번 공연이 잘 되면 30주년까지 이어갈 수도 있지만 제 마음에 안 들면 이번 공연으로 마무리할 것"이라며 "작품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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