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행동의 날' 집회에서 박찬대 원내대표는 "김건희는 불법에도 처벌받지 않는 특권을 누리며 대통령 권한을 마음대로 휘두른다. 장님 무사를 조종하는 주술사 김건희가 나라를 지배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박정희보다 잔인하고 전두환보다 뻔뻔한 부부 날강도는 그보다 더 무서운 철퇴를 맞을 것"이라며 "민주 공화의 적들이 잠시 벌린 개판을 평정하고 대한 공화를 다시 선포하자"고 했는데 막가파식 막말이 지나치다는 비판이다.
민주당의 집회는 김건희 여사 특검 관철을 위한 것이었지만 사실상은 윤 대통령 탄핵 '빌드업'이라는 지적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정치적 부담을 이유로 그동안 대통령 탄핵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는데 이날 집회는 아예 대통령 탄핵 발언 경연장이었다. 이 대표는 2016년 촛불집회를 소환하고 역사의 분기점마다 국민이 일어나 행동했다며 국민 행동을 촉구했다. 이언주 의원은 대통령에게 내려오라고 했고, 전현희 의원은 "탄핵 열차를 출발시키자"고 했다. 대통령 탄핵을 작정한 모습이다.
이재명 대표가 김 여사와 윤 대통령 공격 선봉에 섰는데, 이 대표는 자신이 대통령 부부에게 맹공을 퍼부을 자격이 있는지부터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 대표는 오는 15일 선거법 위반 1심 선고가, 25일에는 위증교사 1심이 판결이 있다. 이것 말고도 쌍방울 대북 송금 등 여러 건의 의혹으로 검찰 수사나 재판을 받고 있다. 어느 하나만 100만원의 벌금이 확정되면 대선 출마의 길도 막힌다. 최대 사법 리스크다. 이 상황에서 김 여사와 대통령을 원색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짚어봐야 할 것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재명 방탄에 나서는 것처럼 어떻게든 대통령을 지켜내려는 의지가 약한 게 문제다. 대통령을 지켜낼 능력이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언론의 십자 포화가 계속되고 있는데 김 여사 특검이나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문제 대응을 보면 한심한 생각도 든다. 윤 대통령이 10일쯤 논란에 대해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그런다고 야당이 공세를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이를 계기로 도심 집회 등을 더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도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설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