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장남은 미래, 차남은 동력…황금비율 구축한 한세그룹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020010010649

글자크기

닫기

호찌민(베트남) 장지영 기자

승인 : 2024. 10. 20. 17:30

장남은 미래사업 육성에 집중하고
차남은 의류 사업 경쟁력 강화 맡아
clip20241020172041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왼쪽)과 김석환 한세예스24홀딩스 부회장이 16일 베트남 호찌민 JW 메리어트 호텔&스위트 사이공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한세예스24홀딩스
한세그룹이 황금분할로 이어지는 승계구도를 완성시켰다. 첫째인 김석환 한세예스24홀딩스 부회장에겐 가문의 미래사업을 일임하고, 둘째인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에겐 그룹의 성장동력을 맡겼기 때문이다. 이들 중 한 명만 삐끗해도 그룹 전체가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반면 한쪽이 대성한다 하더라도 빛이 바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이들 형제는 서로의 입장에서 맡은 역할을 다 하면서 서로를 격려하기도, 질책하기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김동녕 한세그룹 회장이 설계한 '황금률'에 따라 이들 형제는 '각자도생'이 아닌, '공생'을 위해 총력을 기울어야만 한다.

20일 한세예스24그룹은 지난 16일 베트남 호찌민 JW 메리어트 호텔&스위트 사이공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장남인 김석환 부회장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대한 전략을, 차남인 김익환 부회장은 주력인 의류사업 강화를 위한 경영 방침에 대해 밝혔다.

◇車 부품 사업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인문학 대중화에도 앞장
먼저 김석환 부회장은 자동차 부품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했다. 회사가 보유한 기술과 노하우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데다, 제조업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어 경영이 비교적 수월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부회장은 "그룹은 생산 관련 기술과 해외 공장 운영, 대형 바이어와의 소통 및 수주 등에 대해 특장점을 갖고 있다"며 "이를 이래AMS에 접목하면 충분한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한세예스24홀딩스는 지난 8월 중견 자동차부품 기업인 이래AMS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래CS가 보유한 이래AMS 지분 80.6%를 인수하는 계약으로, 예상 인수 가격은 1420억원이다. 이래AMS는 한국GM의 1차 협력사이며 최근 현대·기아자동차아 협력사로도 합류하는 등 알짜 기업으로 통한다.

무엇보다 전기차 시대에 이래AMS의 진가가 빛을 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부회장은 "전기 모터의 특성상 토크가 중요하다"며 "즉 순간적으로 받을 수 있는 힘이 높은 부품들이 요구되는 데, 이래AMS가 만들고 있는 구동계 부품들이 이러한 특성을 만족시키는 부분이 있어 장점 요소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이 그룹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며칠 사이 100만 권의 책이 팔렸다"며 "인터넷 서점인 예스24의 경우 책을 파는 서점이 가진 정체성을 더 강조할 수 있는 방향성을 계속 찾고 있고, AI(인공지능)을 도입해 사람들이 책을 더 재밌고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돕는 기능도 곧 선보일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美 섬유업체 '텍솔리니' 인수로 시너지 극대화…추적시스템 도입으로 공급망 문제 대처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은 미국 정부가 '미국우선주의' 기조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최근 인수한 미국 섬유제조업체 '텍솔리니'와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부회장은 "텍솔리니 같이 미국 자체에서 만든 원단이 우리에게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물론 미국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인건비 등으로 단가가 다소 높지만 '메이드 인 USA'의 장점을 강조하고, 기술적 투자와 가격 및 품질에 대한 바이어 요구에 맞춰 새로운 주문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세실업은 글로벌 상위 30개 이상의 고객사와 함께하며 매년 4억장 이상의 의류를 생산하고 있다. 텍솔리니인수로 액티브웨어 영역 확장 기반을 마련한 데 이어, 중미 니어쇼어링(미국 인접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 트렌드에 대응하고자 엘살바도르에 현지 법인도 설립했다.

또 내년 1분기 베트남에 원단 제조시설인 C&T 3공장을 개설하고, 내년 4분기 중 과테말라 에코스핀 원사 제조 1공장도 완공할 예정이다.

김 부회장은 "중미 수직 계열화가 완성되면 한세실업은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힘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은 신장위구르 면 사용 금지와 중국 생산 제품 등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이 때문에 자칫 제작된 옷에 위구르산 면이 껴있게 되면 한세실업은 향후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 수출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에 김 부회장은 공급망 문제에 대한 대처 방안으로 '추적시스템'을 도입, 원사부터 원단·편직 등 생산에서부터 원산지 증빙까지 꼼꼼히 살펴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김 부회장은 "위구르강제노동방지법 본격 시행으로 공급망 추적 기술을 도입하려고 한다"며 "이제는 제작된 옷에서 일부를 잘라 연구소에서 분석하면 해당 면이 어느 지역에서 어떻게 만들었는지 분석이 가능하다. 자칫 신장위구르 면을 사용했다가 미국 세관에 걸릴 경우 미국 시장에서 퇴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주력 계열사인 한세실업이 목표 매출치였던 2조원 달성을 이루지 못하게 된 데는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의 영향이 예상보다 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조 7088억 원이었던 한세실업의 매출은 올해 1조 7400억 원, 내년 1조 78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패션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한세엠케이는 온라인 경쟁력 강화를 비롯해 뷰티 사업을 새 성장 동력으로 삼기로 했다.

임동환 한세엠케이 대표는 "최근 자사몰 '스타일 24'를 강화하는 등 영업전략, 공급 정책 등을 온라인과 연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덕분에 최근 한세엠케이 매출의 20% 정도가 온라인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시장의 수요 및 발전 방향에 맞춰 뷰티 영역으로 사업 확장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지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