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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만성적자에도 ‘재무’보다 ‘안전’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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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4. 09. 20. 13:34

'재무위험기관' 지정에도 안전 예산 절반 넘게 책정
2028년까지 4조3000억 이상 투자 계획
5년간 철도사고 연평균 52.4건, 중대재해사망 2건
안전 제외 투자 축소, 자산처분으로 유동성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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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전 작업 차량 두 대가 충돌해 코레일 작업자 2명이 숨진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역 승강장 /사진=연합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수천억원의 만성적자에도 '안전' 부문 집중 투자에 나선다.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된 코레일이 안전 부문에 투자를 늘리려는 것은 최근 발생한 구로역 노동자 사망사고와 같은 안전사고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실에 따르면 코레일은 국회에 제출한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서 2028년까지 계획한 전체투자예산 6조6926억원 중 64.5%인 4조3156억원을 '철도 안전' 분야에 투자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노후차량 및 부품구입 1조8000억원, 정비시설·역사개량 1조8000억원, 유지보수설비 등 7000억원 등이다.

이는 운송사업 매출 증대를 위한 친환경 철도차량 도입, 역세권 개발 등 재무개선 관련 투자예산 1조9879억원의 3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안전 부문에는 항상 투자를 아끼지 않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코레일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4년 연속 낙제점을 받았다. 이는 평가항목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재무, 안전사고 항목에서 전부 낮은 점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특히 2005년 철도청에서 준시장형 공기업으로 전환된 이후 철도 사고와 경영부실 책임으로 3년 임기를 채운 사장이 전무할 만큼 재무, 안전사고는 코레일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최근 5년간 코레일의 산업재해 사고사망자 수는 △2019년 3건 △2020년 1건 △2021년 2건 △2022년 2건, 2023년 2건이었다.
안전사고 문제 못지 않게 재정난도 심각하다. 2023 회계연도 결산보고에 따르면 코레일은 2020년 영업적자 1조211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1년 8880억원, 2022년 3969억원, 2023년 441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부채비율 역시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2021년 287.3%에서 2022년 222.6%로 하락했지만 2023년 237.9%로 다시 높아지는 추세다.

코레일은 안전을 제외한 투자사업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재무건전성을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원가보상률이 낮고 변동비 회수가 불가능한 열차 운행을 조정하고, 용산 푸르지오써밋 등 활용도가 낮은 보유건물을 처분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식이다. 또한 2027~2028년 중 8조4823억원의 자산매각도 추진할 계획이다. 용산역세권 7조7907억원, 부산정비단 6916억원 등이다.

하지만 자산매각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할 경우 재무개선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에 13년째 동결인 철도 요금 현실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코레일은 장기간 운임동결과 전기료 급등에 따른 재무 건전성 악화로 강도 높은 경영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간선여객 철도 운임은 2011년부터 동결이며, PSO(공익서비스비용)보상액은 2005~2022년까지 7조6000억원이 정산됐어야 하지만 정부 보상은 5조8000억원으로 76.5%에 그쳤다. 특히 일반철도 유지보수비도 2021년 1187억원, 2022년 1459억원, 2023년 4767억원 등의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코레일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서 "운임과 PSO 보상 현실화, 일반 철도 유지보수비 지원, 운영자산 출자 등의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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