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70만원 돌파, 영풍정밀도 29.97% ↑
노조, 서울 MBK 앞에서 시위 "공개매수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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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장형진 고문을 비롯한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사태 이후 처음으로 직원들에게 관련 내용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 공개서한을 통해 최윤범 회장은 "이 싸움에서 이길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도 뜻을 같이 했다. 광화문 MBK 사옥 앞 상경투쟁을 벌이며 약탈적 공개매수 철회를 요구했다.
관심이 쏠리는 것은 최 회장의 전략이다. 최-장가를 엮고 있던 상징인 '특별관계자' 지위가 해소되면서 최 회장이 주식 매입을 비롯해 우군 확보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됐다. 특별관계자로 묶여있으면 별도의 대항공개매수 등이 불가하지만 이 장애물이 없어진 것이다. 최 회장은 서한에서 "지난 며칠간 밤낮으로 많은 고마운 분들의 도움과 격려를 받아 계획을 짜냈다"고 발언했다. 우군 확보 여부를 짐작하게하는 내용이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 측이 영풍-MBK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최소 6.05%의 지분을 추가 매입해야 한다고 추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요 관계사 영풍정밀이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 회장 "이기는 방법 찾았다", 특별관계자도 해소
이어 "아마도 저들은 우리 온산제련소가, 우리 호주 선메탈 제련소가, 미국의 페달포인트 재활용 공장들이 스위치를 켜기만 하면 전기와 연료로, 또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돌아가는 줄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추석 연휴 기간 대응 방법을 짜냈다고 말했다. 그는 추석 연휴 시작부터 본인을 포함해 고려아연 경영진들이 쉬지 않고 일했다고 강조하며, 오히려 '이기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추석 연휴였지만, 그 밖에 세계는 모두 일을 하고 있어 외국 회사들과 소통하는 데에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이날 최 회장 측은 고려아연의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공시했다. MBK가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특별관계자'가 해소됐다는 뜻의 공시로, 이 보고서에 따르면 보고자 최 회장의 특별관계자 수는 지난 4일 63명에서 12일 48명으로 줄었다. 주식 역시 33.13%가 빠졌다. 영풍 측이 보유한 주식 비율이다.
최 회장 및 최 회장 일가로서는 직접 지분을 매입하거나 우군을 빠르게 확보하는 실질적인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려아연의 주가가 최대 70만원을 돌파하는 등 만만치 않은 자금이 소요될 전망이다. 다만 주가가 크게 오르는 것은 공개매수가를 66만원으로 설정한 영풍-MBK 측에도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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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풍정밀 핵심 역할 할 수도"…고려아연 노조, MBK 비판 시위
이날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제3자에게는 영풍정밀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가치가 보이는 그대로 38만2508주, 지분율 1.85%에 해당하지만 영풍 또는 고려아연 측 당사자에게는 1.85%의 고려아연 지분을 상대 측으로부터 가져오는 셈"이라면서 "고려아연 3.7%에 해당하는 지분 격차를 점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영풍정밀 역시 공개매수에 관한 의견 표명서를 통해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영풍정밀 측은 "영풍과 동일인 장형진이 기업사냥꾼 MBK파트너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당사와 아무런 협의나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공개매수로서, 어떠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오로지 당사가 보유 중인 고려아연 주식회사의 지분을 이용하여 고려아연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목적에 의하여 진행되는 것이 자명"하다고 날을 세웠다. 이날 영풍정밀의 주가는 29.97% 올라 1만5830원에 마쳤다.
공개매수기간은 오는 10월 4일까지다. 공개매수를 시작한 직후부터 고려아연의 주가는 오르기 시작해 이날은 전일대비 6.16% 상승한 70만7000원에 마쳤다. 공개매수가격 66만원보다 약 7%나 높은 수준이다.
한편 이날 고려아연 노동조합도 서울로 올라와 광화문 MBK 본사 앞에서 공개매수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이어갔다. 노조는 "우리 2000명의 고려아연 근로자는 MBK파트너스에 경고한다. 약탈적 공개매수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며 "우리의 일자리와 생계는 당신들의 돈벌이 수단이 아님을 명심하고, 우리는 노동자의 권리와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