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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에 이어 소액주주도 지지 나서…안갯속으로 빠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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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4. 09. 18. 10:33

김두겸 시장 "사모펀드 약탈적 M&A 시도 좌시 안해"
"동학개미가 회사와 힘을 합쳐 위기 이겨내는 사례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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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왼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각 사
고려아연 창업주 집안 간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가운데 고려아연 일반주주들이 현 경영진을 지지하고 나섰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소수주주 의결권 플랫폼 '액트' 운영진은 최근 고려아연 주주들에게 "고려아연과 같이 주주환원율 최고의 회사는 소액주주가 작은 힘으로라도 지켜내 '동학개미'가 때로는 회사와 함께 힘을 합쳐 위기를 이겨내는 사례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현 경영진이 이끄는 고려아연은 연결 기준 상반기 주주환원율 71%(개별 기준 61%)를 달성했다. 상반기 순이익 2879억원을 기록한 고려아연은 지난 8월 255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공시했다. 연결 기준 지난 2분기 영업이익 역시 작년 동기 대비 72.6% 증가한 2687억원으로 집계돼 호실적을 시현했으며, 주가도 3월 주주총회 이후 24% 상승해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액트 운영진은 "성장전략 '트로이카 드라이브' 주체는 현 경영진과 현대차, LG화학, 한화 등 대기업 3사"라며 "트로이카 드라이브 덕분에 훌륭한 실적이 가능했다는 평이 있고 그 주체가 현 경영진인 것은 명확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차, LG화학, 한화와 배터리 동맹을 통해 회사의 미래를 펼쳐가는 중인데 소액주주로서 응원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라며 "동 성장전략 덕분에 동업사 대비 멀티플에서 상당한 고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자신들의 영향력 등 힘은 미약하다고 밝히면서도 소액주주를 대변하는 자신들이 고려아연을 지지하고 주주들은 주주환원 약속을 지킨 회사의 '팬클럽'이라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손잡은 장형진 영풍 고문 일가와 비교하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자금력 면에서 밀린다는 평가가 나왔으나, 최 회장 측을 지지하는 잇단 우호세력이 등장하면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고려아연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세운 회사로, 영풍그룹 핵심 계열사다. 현재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각각 경영을 담당하고 있다.

울산시와 울산시의회도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규정하면서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난 16일 성명을 내고 "단순한 기업 간 갈등이 아니라 대한민국 기간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고려아연에 대한 사모펀드의 약탈적 인수합병 시도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울산시민은 20여년 전 지역기업 SK가 외국계 헤지펀드 소버린자산운용과 경영권 분쟁에 휩싸여 있을 때 '시민 SK 주식 1주 갖기 운동'을 펼친 바 있다"며 이번에도 울산 지역사회에서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을 펼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13일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고려아연 지분 6.98∼14.61% 확보를 목표로 1주당 66만원에 공개매수를 개시했다.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고려아연 경영은 MBK파트너스가 주도하게 될 전망이다.

MBK파트너스는 주주간 계약을 통해 영풍과 장씨 일가 소유 고려아연 지분 일부에 대한 콜옵션을 부여받기로 했으며, 공개매수 이후 양측이 고려아연 재적 이사 과반수를 선임하게 되면 MBK파트너스는 콜옵션을 행사해 영풍 측보다 고려아연 주식을 1주 더 갖게 된다. 아울러 영풍 측보다 고려아연 이사를 1명 더 선임할 수 있고,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지명권도 MBK파트너스가 갖는다.

MBK파트너스가 추후 고려아연 지분을 제3자에 매각할 경우, MBK파트너스는 영풍과 장씨 일가가 보유한 지분을 함께 묶어 팔 권리인 공동매각요구권(드래그얼롱)도 확보했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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