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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급증에도 ‘HUG 재정손실’ 키운 국토부… 감사원 보고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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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4. 08. 13. 14:56

감사원, HUG에 전세보증한도 하향요청
"국토부 대응 지연, 대규모 전세사기 못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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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감사원 전경. /천현빈 기자
국토교통부가 전세 보증 사고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도 위험 관리에 소홀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재정 손실을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3일 이 같은 내용의 '서민 주거 안정 시책 추진 실태' 주요 감사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HUG는 2019년부터 전세보증 사고가 급증하자 다음해 9월부터 2022년 2월까지 감독기관인 국토부에 16번이나 전세 사기 예방을 요청했다. 또 HUG의 재정 위험 관리를 위한 전세보증한도를 내릴 것도 요청했다.
전세보증한도가 주택 가격보다 높은 전세보증한도는 임대인이 이를 빌미로 전세 사기를 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인데, 국토부는 HUG의 요청을 제때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전세 사기 피해가 크게 늘어나자 국토부는 2022년 6월이 되어서야 대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국토부는 결국 지난해 전세보증한도를 낮췄다.

감사원은 국토부가 2021년 10월부터라도 HUG의 요청대로 움직였다면 약 3조9000억원의 보증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국토부의 대응 지연으로 대규모 전세 사기 발생과 HUG의 재정 악화를 막지 못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국토부에 주의를 요하고, HUG에 악성 임대인에 대한 보증가입 거부 방안을 내놓으라고 통보했다. 또 임대 사업자의 의무 이행에 대한 국토부의 미흡한 관리 실태도 드러났다. 임대 사업자는 취득세 감면 등 각종 세금 혜택을 받는 대신 임대차계약 신고와 임대 보증 가입 의무가 뒤따른다.

국토부는 '렌트홈',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RHMS) 등의 시스템으로 미신고 의심 사례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활용하지 않아 지난 2019년부터 5년간 약 79%의 민간임대주택이 관련 조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2020년 8월부터 모든 임대 사업자는 임대보증에 가입해야 함에도 국토부가 만든 계약서 양식에 '보증회사의 가입 거절'이라는 항목이 있었다. 이에 이 같은 의무를 피해갈 수 있는 구멍이 생긴 것으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이처럼 지적된 국토부의 문제에 대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전세대출보증 상품을 운용하는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고액 임대차 계약에도 상품 가입을 승인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HF는 전세금이 일정 금액(서울 등 수도권 7억원, 지방 5억원) 이상인 계약에는 가입을 승인하지 않는다. 전세금 대신 월세를 높여 보증을 받을 수 있는 허점을 그대로 둔 것이다.

월세 계약 같은 경우 월세를 전세금으로 환산해야 하는데, HF는 전세금을 기준으로 전세대출 보증의 가입 허용 여부를 판단했다. 감사원은 HF의 전세대출보증에 고액 임대차 계약의 가입 승인이 나지 않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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