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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라의 최고”…美 상이군인 열정은 ‘올랜도 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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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미국)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4. 07. 01. 12:03

[현장취재]미 상이군인 체육대회 '워리어 게임즈'
체감온도 40도 폭염도 그들의 의지 꺽지 못해
특전사 VS 해병대 대결은 미국서도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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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리어 게임즈 마지막날인 30일 올랜도 월트 디즈니 월드 리조트 내 ESPN 와이드 월드 오브 스포츠 콤플렉스 체육관에서 미국 특전사팀(왼쪽)과 미국 해병대팀이 좌식배구 결승전 경기를 하고 있다./이석종 국방전문기자
"당신의 열정, 당신의 치열한 헌신은 우리를 감동시켰습니다. 우리는 당신을 희망과 새로운 인생의 길로 다시 돌아오게 하기 위해 여기에 있습니다. 불의의 부상으로 당신은 상상도 못했던 삶을 받아들여야 했지만, 당신이 나라의 최고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당신을 돕기 위해 여기 있습니다. 이제 당신이 최고가 돼야 합니다."

말 그대로 '올랜도 매직'이었다. 체감온도 40도를 넘나드는 미국 동남부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초여름 폭염도 불굴의 의지로 장애를 극복하고자 하는 미국 상이군인들의 의지를 꺽지 못했다. 아울러 그들의 희생에 대한 존경을 담아 그들의 열정을 응원하는 미국 정부와 국민들의 모습은 진정한 보훈의 의미를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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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리어 게임즈에 참가한 각 군 선수들이 26일 월트 디즈니 월드 리조트 내 ESPN 와이드 월드 오브 스포츠 콤플렉스 육상트렉에서 휘체어 육상경기를 하고 있다./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지난 21일(현지시간)부터 30일까지 올랜도 월트 디즈니 월드 리조트 내 ESPN 와이드 월드 오브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진행된 미국 상이군인 체육대회 '워리어 게임즈(Warrior Games)'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열정'과 '존중'이었다.

이 대회는 미국 국방부가 지난 2010년부터 매년 주최, 올해로 14번째를 맞았다. 올해 대회에는 미국의 육군, 해병대, 해군, 공군, 특수전사령부와 호주군 상이용사 200여 명이 참가해 양궁, 사이클, 좌식 배구, 수영, 육상(트렉·필드), 휠체어 농구, 휠체어 럭비, 사격, 실내 조정, 역도 등 11개 종목에서 상대선수가 아닌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을 펼쳤다.
특히 이 대회에 출전한 선수중에는 한국계 선수들도 눈에 띄었다. 육군팀 소속으로 사이클과 수영, 육상 등에 출전한 효신 '가비' 차 선수는 퇴역한 육군 하사로 휠체어에 몸을 의지했지만 열정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차 선수는 지난 2006년 급조폭발물(IED) 폭발 사고로 부상을 당했다. 여러 차례의 수술을 견뎌내며 회복하고 부상을 극복하고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그녀는 "미군의 적응형 스포츠 프로그램이 인생의 두 번째 기회를 주었다"며 "'한번에 한 무게씩(One weight at a time)을 좌우명으로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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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인으로 이번 대회에 공군팀 소속으로 출전한 크리스티나 강 선수가 29일 수영경기장에서 대회 옵저버 프로그램에 참가중인 대한민국상이군경회 실무대표단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이석종 국방전문기자
크리스티나 강 선수는 공군팀 소속으로 대회에 참가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공군에 입대했지만 불의의 사고로 부상을 입었다. 현역 신분으로 매우 심각한 부상을 입은 공군 구성원 등을 위해 지원되는 프로그램 'Air Force Wounded Warrior Program(AFW2)'을 거쳐 지난해 퇴역했다. 그녀는 "AFW2 프로그램에 참여하던 중 '격려와 영감의 깊은 저수지'를 발견했다"며 "재활에 있어 운동은 가장 강력한 부분이었고, 이제 공군팀의 일원으로 그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갖게됐다"고 말했다. 강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양궁, 사이클, 역도, 사격, 육상 등의 종목에 출전했다.

대회 기간 내내 각 군을 대표한 상이군인 선수들은 모군의 명예를 걸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특히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해병대와 특전사간의 단체 종목 경기는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대회 폐막일인 30일 오후 열린 좌식 배구 결승전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체육관을 가득 메운 양팀 응원단의 뜨거운 응원 속에 양팀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양팀이 한점씩 올릴 때마다 관중석에선 환호와 탄식이 엇갈렸고, 심판의 애매한 판정에는 여지없이 항의가 이어졌다. 결국 금메달은 특전사팀이 목에 걸었지만 승패는 의미가 없어 보였다. 경기를 마친 양팀 선수들과 관중들은 하나된 마음으로 서로를 응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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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폐막식에 참석한 대한민국상이군경회 실무대표단 관계자들이 다른 옵저버 프로그램 참가국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이석종 국방전문기자
미군 관계자는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의 대부분은 현역 신분"이라며 "상이를 입은 경로도 전투에서의 부상부터 각종 사고나 암 같은 질병까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미군은 2012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에 따라 질병 또는 부상을 입은 군인과 일부 퇴역 군인을 위한 적응형 스포츠를 이들의 회복을 위한 도구의 일환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이는 모든 상이군인에게 재활 활동과 경쟁적인 운동 기회를 제공해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워리어 게임즈는 전통적인 치료 환경 밖에서 부상·질병의 회복을 돕도록 설계됐다"며 "적응형 스포츠를 통해 경쟁하는 것으로 상이군인들은 직면한 특별한 도전을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대회에는 상이군인들 뿐만아니라 가족과 친구 등이 다양하게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며 "이를 통해 이들에 대한 존중도 실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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