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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콘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2024 학술대회'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이라도 칼자루를 쥔 정부가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준다면 얼마든지 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정부는 내년 정원은 정해진 것이라 돌이킬 수 없다고 하고, 의료계는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양쪽 대치점에서 주장하고 있어 파국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모여서 (의사 인력을) 추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놓고 논의를 시작하자"고 말했다.
오는 18일 휴진과 관련, 이 회장은 "평생 환자만 보고 연구만 했던 사람으로서 환자 곁을 떠난다는 것이 안타깝다"면서도 "그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는 심정을 이해해 달라. 저희가 원하는 것은 (단체행동이) 우리나라 의료계를 보다 더 굳건하게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의 근로시간 단축 시범사업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의료계에서 오랫동안 수련 교육을 담당했던 이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수련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결국 수련 비용, 지도 전문의에 대한 비용을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데 국회에서 10조원의 예산을 받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며 "전문의는 어디서 구하며 그 비용은 누가 대줄 것인지, 이런 구체적인 내용들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맹점"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의사인력 추계·수련환경 개선 등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와 관련된 내부 태스크포스(TF)가 정책 보고서를 낼 예정"이라며 "(정부와) 같이 정책적 대안을 만들 수 있는 것들이 굉장히 많으니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말고 의료계와 논의하며 나아가자"고 말했다.
필수의료 진료과 보상과 관련해선 추가 재원 투입 없이는 답이 없다고 일축했고, 의료계의 집단 휴진이 환자 생명을 볼모로 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의료계 일원으로서 동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점을 말한다"면서도 "집단휴진이어도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의학회는 오는 1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2024 대한의학회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필수의료, 지역의료, 의학교육 평가인증 등 최신 이슈를 한자리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소통과 공감, 그리고 한마음으로'를 슬로건으로 진행되는 이번 학술대회 기조강연에는 성원용 서울대학교 교수가 '초저출산, AI기술, 국가 경쟁력의 관점에서 본 의대 증원'을 주제로 강연한다. 의료계가 아닌 외부(공학자)의 시선에서 초고령화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의사 증원 방안이 과연 옳은 방법인지 살펴보고 바람직한 해결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다.
이후 △전공의 수련의 질과 환경 개선, 바람직한 길을 묻다(수련교육) △지역의료 활성화를 위한 제언(지역의료) △바람직한 의료정책(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미래의료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의대정원과 교육을 중심으로(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학생 규모와 의과대학 교육역량(한국의학교육평가원) △근거기반 임상진료지침 개발·활성화를 위한 협력방안(한국보건의료연구원) 등의 세션이 진행된다.
이진우 회장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주요 의료정책을 여러 단체와 함께 고민하고 여러 단체들의 생각과 목소리를 한자리에 모아 발표하고 의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의료계 내부의 의견을 조율하고 통합하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193개 학회가 회원으로 가입된 대한의학회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의학 학술단체로, 의료정책과 의학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선도적 역할을 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