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소아·분만 등 특화 전문병원은 전국 14개뿐
정부, 이들 병원 '상급종합병원'으로 육성 계획
"의대 증원 불가피성, 의료계도 잘 알아…공익관점으로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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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환자의 수도권 '원정진료'는 사실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문제는 10년 새 진료비가 연 2조원을 넘어서고 환자수도 42% 이상이 늘어나면서 의료격차가 심각해질대로 심각해졌다는 점이다. 특히 광역시 보다 지방 중소도시, 농어촌 환자가 빅5 병원을 더 많이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중증환자 전문병원은 18개 분야 109개 병원이 지정 운영 중이며, 이 가운데 심장·소아·분만 특화 전문병원은 전국 14개뿐이다. 14개뿐인 특화 전문병원도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 있다.
정부는 이들 전문·특화병원을 상급종합병원으로 육성해 수도권 환자 쏠림을 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역 및 필수의료 전달체계에서 전문병원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전문병원의 역할을 강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제도개선을 통해 전문병원을 활성화하고 보상을 충분히 한다면 전문병원은 의료전달체계에서 1차 병원과 3차 병원을 잇는 '허리' 역할을 수행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역 의료격차가 커지면서 수도권으로 가는 지역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작지만 강한' 강소병원들이 지역 곳곳에 있도록 필수의료를 확립하겠다는 것"이라며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환자쏠림'을 완화하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의대 증원을 통한 의료인력 양성이 핵심 과제다.
의료계의 반발 속에서도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정부는 지난 2일 내년도 의과대학 모집인원이 올해보다 1489~1509명이 늘어나는 선으로 발표했다. 2026학년도에는 당초 안대로 증원 규모가 2000명이 될 전망이다. 다만 현재 의료계가 법원에 낸 의대 증원 집행정지에 대한 항고심 결정이 이달 중순으로 예정되면서 의정갈등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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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의대 관계자는 "비수도권 대학의 경우 의대 증원이나 의대신설은 대학의 미래와 직결되고 지역 의료발전을 위한 것이기도 해서 오래 전부터 교육부에 요구를 해왔다"고 말했다.
지난 3월부터 각 의대를 찾아 현장점검과 의견수렴을 하고 있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역거점국립대의 지역 및 필수의료 역할과 기능을 강조하고 의견을 들었다. 이 과정에서 의대정원 '2000명 증원' 원칙 고수에서 50~100% 자율 조정안으로 한 발 양보하는 유연성을 발휘하기도 했다.
현재의 의정갈등 양상에 대해 의대 교육계 관계자는 "지역 및 필수의료 격차가 심각하고 의대 증원 이슈가 오래된 의제인 만큼 의료계도 공익적 관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부가 강 대 강 상황에서 현장의견을 최대한 듣고 어느 정도 대화할 수 있는 '모멘텀'을 의료계 제안했다"며 "충분히 대화 가능성이 있고 2026학년도 이후 증원에 대해서도 의료계가 방안을 제시하면 오픈해서 논의한다고 한 만큼 의료계가 화답해주면 풀릴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의정갈등' 속에서 행정안전부는 의료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지역 의료공백 최소화하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 24시간 응급실 운영, 환자 쏠림 대비 비상근무조 편성·운영, 평일 연장근무 등 지자체 비상진료체계 가동을 점검하고 있다. 나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묵묵히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의료진을 위해서는 지난 2월 20일부터 상급종합병원 의료진 당직비, 공공의료기관 연장진료 수당 등을 지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