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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에 드리운 그림자] “아티스트 작품 입혀 범죄 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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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 박주연 기자

승인 : 2024. 04. 30. 17:14

범죄예방디자인 '셉테드' 적용 효과
대표지역 강남, 주거침입 30% 줄여
전문가 "공공재개발 민관협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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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옥인동 47번지 일대는 지난 2007년 재개발 사업 지정됐다가 2016년 해제되면서 빈집이 늘기 시작했다. 30일 오후 옥인동의 한 폐가 주변에는 풀과 나무가 우거져 있다. /박주연 기자
장기간 방치된 빈집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 중 심각한 건 각종 범죄 또는 사고의 발생이다. 지난해 6월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한 재개발 지역 내 빈주택에서 여고생 등 남녀 3명이 숨진 사건이 있었고, 지난 2021년에는 40대 남성이 빈집에 살다 우연히 마주친 건물주를 흉기로 살해한 일도 있었다.

빈집에서의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셉테드(CPTED)를 적용하자는 의견이 있다. '범죄예방디자인'이라는 뜻의 셉테드는 도시 환경에 범죄 심리를 차단하는 효과를 주는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폐가처럼 보이는 많은 빈집에 지역 아티스트들이 작품을 전시하고 벤치를 놓는 등 사람들의 발길이 머무는 곳으로 변화시킨 사례가 있다. 서울 강남구는 셉테드 사업을 추진해 2022년 기준 강·절도, 주거침입범죄가 전년 대비 약 30% 줄고, 소음·주거침입·행패소란·기타범죄 관련 112신고가 14.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중앙정부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빈집 문제에 있어서 각각의 역할들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정석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현재 빈집은 상가나 사무실까지 합치면 1000만채를 넘었다. 빈집을 활용하는 것은 시대적인 숙제나 마찬가지"라며 "비어있는 건물들이 방치되지 않도록 국가, 지방정부, 공기업이 나서 사회주택과 같은 소유의 방식을 활용해 공공영역 안으로 끌어들여 임대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또 민간 회사에 맡겨 깨끗한 주택으로 수리 후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하면 좋을 것"고 말했다.

정부가 도시재생 등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개입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예전에 뉴타운을 너무 많이 지정해서 아직도 지방에 가면 방치된 빈집이 많다"며 "빈집 밀집 지역은 비수도권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아 도시주택공사와 같은 곳에서 나서서 공공 재개발을 추진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설소영 기자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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