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패배 주요원인은 미흡했던 소통
난상토론 통한 당정 방향성 통일 필요
"영수회담, 의제 제한없이 대화" 조언
전당대회 출마 여부엔 "아직 고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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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진행된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여야가 민생·경제 정책은 대화로 접점을 찾아야 하지만 결렬된다면 국민께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권 의원은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강원 강릉시에 출마해 득표율 54.24%로 승리하며 '5선' 고지에 올랐다. 권 의원은 당 사무총장과 원내대표를 지냈고, 그동안 남들이 피하려는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2022년 당의 위기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투입되며 비대위원장을 두번이나 맡았다.
22대 국회 출범을 앞두고 여권의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 찾기가 시급한 가운데 다시 한번 그의 경륜과 지혜가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권 의원은 당권 도전 여부를 묻자 "지금은 반성할 시간"이라면서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총선 후 당이 수습 방안 마련에 한창이다. 중진 의원으로서 패배 원인을 어떻게 진단하는가.
"정부와 여당의 정책 기조나 방향은 옳은데 추진하는 과정에서 소통이 미흡했고, 일방통행식이었다는 반응이 많다. 이게 가장 큰 패배 원인이다. 생생한 민심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우리가 할 일과 없는 일을 구분해야 한다. 이 실천을 위해 빨리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
-새 지도부가 당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보나.
"정부와 여당이 방향성이 다르다면 결국 망하는 길로 가게 된다. 고위 관계자들끼리 자주 만나 토론하고 방향을 맞춰가야 한다. 당정의 난상토론, 회의를 자주 해야 한다."
-차기 지도부를 놓고 벌써 '친윤'과 '비윤'을 구분짓는 시각도 많은데.
"판단은 당원과 국민의 몫이다. 친윤이든 비윤이든 마음에 있는 민심을 제대로 전달 못했다. 공개적으로 표출하지도 못했다. 지난 2년간 모두가 비겁했다."
-'친윤' 프레임에 갇혔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대통령보다 정치를 오래했다. 내가 윤석열 정부에서 장관을 맡길 했나, 핵심 당직을 하길 했나. 대통령을 등에 업고 호가호위도 하지 않았다. 언론에서 친윤 프레임에 가두면서 아무 일도 못하게 하지 않았나. 대통령과 가까운 건 맞지만 정권 교체를 위해 도왔을 뿐이다."
-전당대회 출마 여부는 결정했나.
"지금은 총선 참패를 반성하고 원인을 분석하는 시간이다.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구상하는 시기이지 벌써부터 전당대회를 나가니 마니 할 때는 아니다. 고심하고 있다는 정도만 말씀드리겠다."
-어느때 보다 엄혹할 거대 야당의 국회 지형도에서 집권 여당이 해야 할 고민은 무엇인가.
"여야가 민생, 경제 정책은 대화로 접점을 찾아야 하고 결렬된다면 국민께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 정부 여당의 국정운영 원동력은 국민의 지지밖에 없기에 더욱 낮은 자세로 다가가야 한다."
-영수 회담을 앞두고 있다. 조언을 해본다면.
"의제 제한이 없어야 한다. 첫 만남이니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두 분이 대화를 나누셔야 한다. 그게 협치의 시작이다. 경제와 민생에 집중해 생산성 있는 결과물을 내 놓을 때 두분 모두 국민께 박수받을 것이다."
-야당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회동을 계기로 '채상병 특검' '김건희 여사 특검' '거부권 중지 선언' 등 민감한 사안까지 다 관철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대표는 '대화의 제스처'를 보내고, 의원들은 일방적으로 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했다. 화전양면전술로 나오는 것이다."
〈대담 심형준 정치부장·정리 박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