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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남조선 평정’ 지시에 통일전선부 폐지 착수…‘적대적’ 관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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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훈 기자

승인 : 2024. 01. 0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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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2일차인 27일 회의에서 "2024년도 투쟁방향에 대한 강령적인 결론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28일 보도했다.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북한이 대남기구 폐지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화면서 통일전선부가 외무성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 대전환'을 예고하는 등 핵·미사일 사용에 걸림돌을 제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남협상 업무를 전담한 조평통이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 통전부까지 정리되면 분단 상황을 관리할 조직이 완전히 사라지는 셈이다.

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대남·대적기구 폐지 및 정리를 위한 협의회가 열렸다. 협의회에는 최선희 외무상과 리선권 당 통전부장이 참석했는데, 통신은 최 외무상과 달리 리선권 부장의 공식직함은 건급되지 않은 채 '대남관계부문 일꾼'으로 소개했다. 통전부의 폐지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도 연말 전원회의를 통해 대남 대화 및 공작을 관할하는 통일전선부를 비롯한 대남 사업 부문 기구들의 정리·재편을 지시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2021년 3월 담화에서 "현 정세에서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 대남 대화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을 정리하는 문제를 일정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최고지도자가 사실상 통일정책 유훈까지 포기하는 선언을 한 점은 회복 불가능한 파탄 상태에 도달했단 점을 시사한다"며 "과거 이전에는 북측도 통일을 지향하며 도덕적 논리를 강조해 왔지만, 이런 술수가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단 것을 시인한 셈"이라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통일 논리는 '자주적인 통일을 이룩하자'로 설정돼 있지만, 남북간 적대적 관계가 고도화 돼 현재로선 무용지물"이라며 "다만 남북 간 통일 논의를 포기하고 외교관계가 없는 적대적 교전국가로 정리할 경우 폐지할 명분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통전부는 대남정책과 회담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김용순, 림동옥, 김양건, 김영철 등 과거 통전부장은 남한을 방문해 꼬인 실타래를 푸는 역할을 해왔다.

한편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이날 통일부 시무식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 개발은 주민 민생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고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며 "북한 정권은 이러한 퇴행적 방향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전 세계가 알고 있고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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